어머님께서 혼자 점심을 드셔야 할 것 같아 평소에 잘 드시는 콩나물 밥을 에약으로 눌러놓고 나갔다 왔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밥을 않드시고 도토리 묵 남은 것과 빵을 드셨다고 한다.
혼자 드시기는 싫으시죠 하고 여쭤 보니 미소를 지으신다.
감기 기운 까지 있으시다고 해서 장판을 펴드리니 좋아하신다.
외국생활을 하게되어 모시고 왔는데 아무래도 적적하신게 제일 마음에 걸린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이 문제다.
며칠 전에는 시장에 파는 새모이가 있길래 사다가 베란다 난간에 묶어 놓으니 제법 들 와서 먹어댄다고 ...
키우던 강아지 체리를 고모네 놓고 왔는데 그 녀석 생각도 하신다. 요구르트를 드시고 남은 것을 핣아 먹게 하시고는 했는데 자꾸 생각이 나시나보다.
작아도 마당이 있는 집에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당장이라도 체리를 데려다 어머님과 아이들을, 그리고 아이들 아빠와 나까지 즐겁게 된다면 좋을테데.
어머님은 베란다에 얼갈이 배추에 파랑 미나리를 키우신다.다행이도 기상이변인지 이곳 제네바는 아직도 그리 춥지 않아 어머님이 밤마다 비닐을 덮어 주시며 농사(?)를 지으실 수가 있다.
서울은 지금 1도이던데, 여기도 언제 얼어붙을 지 걱정이다.
어머님은 집 근처 밭가에 늘어선 도토리 나무열매를 주워 갈무리를 하고 계신다. 이것도 이젠 끝이 나간다. 정말 겨울엔 무엇으로 소일을 하시면 좋을까 그게 고민이다.
아이들 아빠가 좋아하는 땅콩도 껍질있는 것을 사온다. 그래야 허리가 아프시다면서 열씸이 껍질을 까곤 하시기 때문에.
여기 있는 3년 어머님이 건강하시고 너무 심심하시지 않았으면 하고 기도를 드린다.
어머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