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47

아이가 1학년이 끝날 무렵...배신감을 느끼며


BY 지나다 2006-12-01

난 전업주부다.애둘을 키우고 있고 큰 애가 초등1학년 여자 아이다.큰 애는 초등입학전 사교육에서 만난 친구가 있고,둘이는 친했다.엄마끼리도 그랬고.

우리 애는 사회적으로 늦되지만 눈치없는 아이지만,활발하고 순진한 편이었고,그 아이는 올되고 야무진 반면 활발한 성격은 아니었다.아이들끼리도 엄마들끼리도 서로의 장점을 좋아했다.특히 그 집 아이가 우리 아이를 더 좋아해서 우리집에 놀러오고 싶어했고,입학일에 우리 애랑 같은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고,그 엄마도 자기 아이가 우리 아이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전화도 자주 하고 그랬다.나 역시 그랬고.

그런데,학교에 들어가 늦되고 눈치없는 성격이  다른 엄마들의 입에 오르면서 그 엄마는 우리와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급기야 내 아이의 단점을 들추고 내 아이의 학교 생활 중 안 좋은 점을 미주알고주알 내게 알리기 시작했으며(그 엄마는 학급 임원을 해서 학교에 자주 간다),때로는 오버까지 해가며 우리 애를 나쁘게 몰기도 했다.또 다른 엄마들과 험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는 와중에서 애들끼리는 그런대로 친했지만,어느 순간부터 그 아이가 우리집에 와서 놀때보니 우리 아이를 적잖이 무시하고 찬바람이 쌩 불 정도의 말투로 말을 하는걸 보았다.난 어떤 일을 계기로 그 엄마가 우리 아이를 못 마땅하게 여기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취학전 아이의 사교육을 거의 안 시켰다.이 엄마도 아이 수영강습하다 만난 엄마다.취학전에는 놀아야지 하고 생각했는데,울 아이가 공부에 관심이 있어 자기 스스로 한글이며 한자며 영어며 숫자며 익히고 들어갔다.하지만,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하고 온 아이들하고는 비교가 안되었다.다만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데는 무리 없을 정도였지만.

내가 사교육에 대해 크게 욕심이 없다는걸 안 이 아이 엄마는,나와는 반대로 자식에 대한 욕심이 참 많은 엄마다.이걸 당연하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그 엄마는 사교육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다른 엄마들과 붙어 다니게 되었고,학교에서 공부도 상위권이고 생활도 야무진 아이들의 엄마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나와는 아주 쌩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우리 아이가 생활적으로 늦되고 사회성이 부족하여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불이익을 당해도 대꾸도 잘 못 하는 편인데,그 놀리는 일과 불이익을 주고 말로 쏴붙이는 무리중에 그 아이가 끼게 되었다.

아이가  얼마 후에 생일이라 초댓장을 돌렸는데,그 아이가 안 온단다.무슨 일이 있어서 못 오는게 아니라 안 온단다.그리고,그날 다른 친구 집에 놀러 갈거란다.예정이 되었던 것도 아니고,우리 아이의 생일에 가기 싫고 그 집에 가는게 더 좋아서 거기 간단다.그리고,그 놀러가는 집 친구도 이 친구와 자기집에서 논다고 안 온다고 한다.

취학전,아니 1학기때까지만해도 서로 가장 친한 친구였고,다른 엄마들도 그 엄마와 내가 제일 친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친했다.

하지만,요즘와서 일종의 배신감을 느낀다.나는 사교육 정보를 얻기 위해서도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서도 그 엄마를 사귀지 않았고,내 아이 역시 그렇다.내 아이가 그 아이를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도 그 친구는 우리 아이에겐 제일 좋아하는 친구다.친구가 아무리 안 좋게 해도 우리 아이는 한번 좋아하는 친구는 끝까지 친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애다.

하지만,상대가 그렇지 않으니 배신감과 함께 씁쓸함을 느낀다.어떤 사람을 어떤 식으로 사귀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그렇게 우리 애가 좋다던 애가,자기네 아이가 우리 아이를 너무 좋아한다며 하루가 멀게 전화하던 엄마가,오히려 우리 모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이 되어버린게 난 이해도 안 되지만 너무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