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하는 딸 지원이에게.... 밖에 하얀 눈이 포근하게 내리는 구나.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할거 같구나. 학예발표로 들떠있는 너에게 네가 참여하는 가지수가 적다고 좀더 좋은 역할 맞지 못했다고 윽박지르고 급기야 발표회에 가지 않겠다고 까지 말했었지. 전에는 엄마도 분명 너처럼 어린 아이였는데 엄만 가끔 그 사실을 잊고 만단다. 오늘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듣고 얼마나 가슴이 찡하던지 엄만...네가 도와주려는 것도 귀찮아 했는데 넌 그렇게 엄마에게 다가오려 했다니...얼마나 상처가 컸을까. 부모가 되어보니 큰 딸에게 많은 의지를 하게 되더구나. 두 동생들 때문에 너에게 좀더 많은 관심 갖지 못한다는 것도 이해해 주니 고맙고 기특하구. "엄마 사랑해요"라고 용기를 내어 큰소리로 외치며 눈시울을 붉히던 우리딸 보면서 엄마도 울컥하는 눈물을 삼켰단다. 엄마 이젠 너의 마음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니 예전보다 나은 엄마 되어줄게. 사랑한다 우리큰딸 지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