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는 바보 1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바보인 줄 모르나 봅니다. 항상 내 옆에서 웃기만 하니깐.. 제가 많이 아픈적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3달정도 보내었는데, 매일 일이 끝나면 통영에서 부산까지 와줬습니다. 그리고는 아무말 없이 내 팔과 다리를 주물러주었습니다. 다시 새벽이 찾아오면 통영으로 돌아가 자신의 일에 충실하는 사람입니다. 그런생활을 3개월동안하면서 힘들다는 말없이, 오히려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바보입니다.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한데.. 나만 죽으면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죽으면 따라죽는다는 것이였습니다. 23년동안 내가 있어서 지금껏 살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아플때는 그말이 정말 싫었습니다. 내가 뭔데.. 내가 뭔데.. 나 때문에 당신까지 죽는다는 말을 하는건지.. 그런데.. 난 그게 사랑이라는 걸 늦게 알았습니다. 그때는 그가 바보인줄만 알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때는 더욱 바보가 되었습니다. 언젠가.. 남편이 늦게 들어온날이 있었습니다. 화낸 내가 집에 들어오지 말라며, 난리를 피웠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내가 나갈테니 진정하라며.. 그 말과 함께 나갔습니다. 난 걱정이 되었지만 버릇을 고친다는 이유 아래 그냥 그렇게 잠을 자버렸습니다. 다음 날, 벨소리가 들렸습니다. 난 밖으로 나갔고,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2층인 우리집 계단에 글자하나하나가 내 눈에 띄었습니다. [여-보-미-안-해-난-당-신-없-이-살-수-없-어] 어디서 크레파스를 구해왔는지, 계단 하나하나에 글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리고 계단의 끝에는 남편이 바보처럼 웃고 있는 것이였습니다. 난 아래로 내려가 어디서 잤냐고 물었습니다. 하는 말이 차에서 자다가 동네를 돌았다고 합니다. 자기말로는 달밤에 체조라나.. 바보.. 바보... 바..................보... 정말 바보 입니다. 우리 남편.. 집으로 올라가려고 하자 아이들이 밖에서 우릴 쳐다 보았습니다. 큰아이는 웃으면서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둘째는 "나도..나도.."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옆에서 웃고 있는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이 글자 다 지우고 들어오면 용서해줄께..하지만 마음까지 지우면 못들어올줄 알았어.." 남편은 고마워라는 말과 함께 솔과 물로 함께 지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둘째는 물가지고 장난을 치며 놀고 있습니다. 난 그 모습이 너무 좋아 사진기를 들고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 지금 우리집 앨범에 고의 넣어두었습니다. 이 남자, 하늘이 내게 주신 선물인가 봅니다. 이 남자, 내겐 정말 바보같지만 그래서 더 사랑하는가봅니다. 앞으로도 내 옆에서 사랑스런 바보가 되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