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야? 참 오랫만에 편지로 너의 이름을 불러보는 것 같네 고등학교 때인가 네 생일날 축하편지를 장난스럽게 써본후에 처음으로 편지를 쓰니까 참 이상하기도 하면서 미안한 생각도 드는구나~! 네가 군대갔을때도 누나는 지금의 매형이랑 연애하느라 바빠서 면회도 못하고 편지도 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고개를 못들겠어 어릴적부터 너와 나 남매 둘 뿐인데 늘 나는 너를 괴롭히기만 했던 것 같아 누나라는 핑계로 늘 네 용돈을 뺏아쓰고 어릴적 유달히 마른 너에게 횡포도 많이 부리고 말이야.. 그래도 어린시절 아무 뜻없이 한 행동들이라 마음 착한 네가 기억에 담아두진 않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 행동들이 너무 미안하게만 느껴진다. 군 제대하고 하루도 쉬어보지 못하고 취업준비때문에 공무원시험에 매달린 너... 다디던 대학도 휴학하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 아둥바둥 힘겹게 공부하는 너를 누나는 늘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구나 오늘 불합격 소식을 듣고 또한번 어깨가 축 쳐져있을 너를 생각하니 어떤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누나는 언제가 너의 이런 노력들이 멋진 결실로 돌아올거라고 믿는다. 요즘 스트레스로 머리도 빠지고 건강도 안좋아져서 고생이 많다는 걸 잘알아 하지만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처럼 지금의 이 힘든 고비를 잘 넘겨 더욱 멋진 인생을 펼쳐나가길 바란다. 진구야 힘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