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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요


BY gksldjssl 2006-12-09

김장철이 되니깐 아니 결혼해서 제가 이제 손수 김치를 담아먹어야 될 현실이 되니깐 어릴때 김장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자주 떠오릅니다.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지금처럼 쌀쌀했는데..아니..분명 지금보다 더 차가웠을때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이맘때면 언제나 김장준비에 바쁘셨던 어머니.. 어머닌 항상 차갑게 저려진 배추에 손이 시려우시면서도 장갑도 안끼시고 맨손으로 김장을 하셨지요.. 어린 제 눈에도 어머니의 손을 발그레한게 무척이나 시려워 보였으니깐요.. 또 걱정이 되었는지 어머니께 장갑을 권하면 김치는 손맛이라 하시면서 그냥 손으로 하셨거든요.. 그래서인지 우리집 김치는 이웃 아주머니들이 특히 맛있다고들 많이들 그러셨구요.. 수십년을 그렇게 김장하셨던 어머니.. 그땐 정말 그런 어머니의 김치가 영원히 저와 함께 하리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관절염이 심해지셔서 문밖출입을 잘 못하시는 어머니.. 오늘도 어머니께선 저와 함께 병원을 다녀오셨거든요. 이젠 당신 혼자선 아무것도 할수 있는게 없으시니 ..평소 활동적인 성격에 언제나 집안일 하시느라 항상 바쁘게 사셨는데.. 관절염의 고통과 시름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오랜 세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의 빈자리를 언제나 말없이 채우시면서 그동안 너무 힘들게 우리 뒷바라지 하신다고 그런것 같아 말입니다. 언니와 제가 시집을 가고나니..혼자서 어떻게 하루세끼는 챙겨드시는지.. 자주 가서 보살펴 드리지 못해 항상 걱정입니다. 병원 다녀와서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 진료를 마치고 어머니께서 차에 타는걸 도와 드리다 우연히 만지게 된 어머니의 손을 생각하니..내내 눈물이 나려고했습니다. 말할수 없이 거칠고..손군데군데 수많은 상처의 흔적들이 가득해서 손 한곳 어디가 온전한데가 없더군요. 차 타고 오는동안 아무말도 하지않고 계속 어머니의 손을 만지작 거리며 왔지만 뭐라 말할수 없이 가슴이 아팠습니다. 자식된 사람으로서 어머니의 손을 그동안 한번도 본적이 없었으니.. 너무 죄송스럽고..이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기나 했지..얼마나 그동안 힘드셨을까하는 생각은 한적이 없었으니 말이죠.. 결혼 후에도 직장생활해서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제게 때마다 김치를 담궈주셨던 어머니..올핸 제가 직접 담아서 어머니께 드려야 겠어요.. 난생 처음 만든 김치지만..정말 맛이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