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에게~! 이제 벽엔 카렌다 한장만 달랑 걸려 있네요. 잠든 당신 얼굴을 들여다 보니깐, 이 빠진 호랑이 같아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요. 어느새 반백의 머리가 되었군요. 부부라는게 참 묘해요. 어느땐 미워서 속이 터질것만 같다가도,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는가 싶게 깔깔 거리며 노닥 거리는게 아이들 눈에도 싱거워 보이는가 봐요. 아들만 둘이라, 늘 생각하면 당신께 얼마나 미안한지 몰라요. 엄마에게도 딸은 소중하지만, 아빠에게 딸은 그 이상이기 때문이죠. 어느 애인이 딸 처럼 이쁘고 만만하겠어요. 암만 내가 잘한다 해도 그 이쁘고 귀여운 아이들을 따라 갈수 있겠어요? 여보~! 이제 내년이면 당신의 환갑이군요. 내가 딸 노릇 엄마 노릇 다 잘해 줄께요. 늙어서 쓴다고 아직도 돈 버는데만 모든 정열을 쏱는 당신을 보면 안되보여요.늙어서 쓴다니... 지금이 그 늙은 나이인걸요. 우린 이제 정년의 나이에 접어 든거예요. 항상 말 한마디를 해도 섭섭하지 않게 곱게 이야기 하고 대화 할땐 얼굴 마주 보고 진지하게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 주도록 해요. 사랑한다는 말 하고 또 한다고 실증 나겠어요? 사랑해요,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