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17일 새벽 1시 30분
펄펄 내리는 눈을 맞으러 밖으러 나갔다.
"자기야..마흔 아홉의 눈이 내리는 새벽인데 눈 맞으러 나가자"
남편은 귀찮은 내색없이 옷을 입는다.
그냥 자자고 하면 틀림없이 눈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꼬박 밤을 샐 아내..
내일 아침 아버님께 가려고 국을 한 솥 끓여놨는데
눈길 걱정이 큰 남편이지만
아내의 요구를 선선히 들어준다.
큰 아들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아파트 광장으로 나갔다.
내 차앞..
백색의 계엄령 대설주의보가 내린 새벽
내 차도 이미 계엄령에 덮혔다.도대체 마흔아홉이 무슨 위셀까?
입만열면 마흔아홉 마흔아홉!!
남편도 지겨울텐데
"어서 빨리 마흔아홉이 지나야 할텐데..."
그러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준다.
아무도 밟지 않은 첫 새벽의 눈길
그 속에서 난 그냥 철없이 웃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가슴의 뜨거운 불
사그라지지 않아.
눈송이가 주먹만 하다
온천지가 하얗다
내 가슴도 그렇게 덮어버려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눈을 맞고 들어오니
가슴속이 후련하다
박하향을 들이킨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