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입니다. 방안을 고개들어 휘~한번 스쳐봅니다. 널부러진 옷가지들,펜,머리핀...... 아~ 삶이란게 이런건지...... 뭔가를 시작할땐 그처럼 꿈에 부풀었는데, 이제 하나를 마치긴 했지만, 그 결과가 너무 암담해서 그냥 한숨만 푹푹 나올뿐입니다. 그 잘난 자격증 공부를 한답시고...... 스스로를 자책해도......옆사람의 위로를 들어도......뭔가가 모자란다는거는 확실한가 봅니다. 그 만큼의 노력에도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머리가 나쁘다고,시험보는 요령이 부족하다고,공부의 공백기간이 너무 길었다고...... 모두가 충족되는 한 단어, "낙방" 정말 아이들 아빠를 위해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었는데......머리카락이 정말 많이도 빠지고 ,운동부족으로 오는 경고음도 무시하면서,모자라는 잠까지 이겨가며 열심히 했는데도...... 모두가 허사입니다, 작년에 1차시험을 통과해 놓고도 말입니다. 일요일 시험을 보고 난 후에도 떨어졌다는 맘은 들지않을 정도로 담담했었는데...... 결과가 너무 비참했습니다. 잠줄이고 집안 일 뒤로 제켜가며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했었는데도...... 식구들에게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아들 딸은 그래도 엄마수고 했다고 어깨를 감싸주지만그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그 자격증을 따면 당장 무슨 큰 소득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나 자신에게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아이들에게,아이들 아빠에게 나도 뭔가를 할 수가 있다는 ,그 무엇을 보여주기위해 진짜 열심히 공불했었는데도. 한계인가 봅니다.뭘해도 어설퍼 보이기만 하는 50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내게 언제 이런 "50"이라는 단어가 찾아 왔는지......행동도 느리고 머리도 느리고,모든 것이 느려지는 것만 같습니다. 나흘동안 꼬박 열병을 앓았습니다. 맑지않은 머리속,깨어질 듯 아팠다가 다시 잔잔해 지고,다시 찌끈찌끈한 두통으로 입맛도 잃고 나흘을 앓고나니 세상이 다시 보입니다. "그 일이 아니라도 있을거야" "그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거야" "그게 최선의 방법도 아닐거야" 11월의 첫날입니다. 다시 새롭게 ,힘차게 시작 해 보렵니다. 그 뭔가를 찾아서! 2006년 11월이 시작되는 시간에 서방님께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