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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당신이 사랑하는 우리의 땅으로 인해 행복했으면 합니다


BY limrim 2006-12-29

아버님... 어느날부터 콧끝을 스치는 바람이 차게만 느껴지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첫날 아버님과 함께 올 한해를 시작하며 수첩 가득 해야 할일을 적어가며 애기했던일이 문득 생각이 납니다.. 매년 지나가는 시간이 아쉬워 올해만큼은 후회하지 않는 한해를 살자고 나에게 굳게 약속했건만 달력의 한장 남은 모습만 아쉬워할뿐 올해도 전 흘러가는 강물위에 세월을 떠나보내고 있습니다.. 진한초록빛을 곱게 갈아입고 시댁에 내려갈 때 마다 담밖으로 고개를 삐꿈 내밀던 담쟁이 넝쿨도 그새 가을이란 계절의 시샘으로 갈색옷을 갈아입더니 이젠 겨울의 동장군으로 담벼락 붙어 한해를 마감하네요 저번주에 찾는 시댁은 찬바람결에 대문은 박자를 맞추는양 삐걱대며 움직이고 툇마루에 곱게 걸려있는 홍시와 반듯반 듯 쓸어놓은 무말랭이가 자식들의 겨울양식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속깊은정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작년처럼 농사에 실패하지 않으리라 초봄내내 어떤 작물을 심어야하나 깊은 시름에 잠긴 아버님의 얼굴이 생각나 전 집마당으로 선득 발을 들이지 못했습니다 매년 중국에서 밀려오는 값싼 농산물과 폭락하는 야채 때문에 작은시골마을에도 젊은사람들이 하나둘씩 고향을 등지고 나이드신 어른들만이 내자식처럼 안고 사는 논과 밭을 바라보며 깊은시름을 한대의 담배연기속에 쌓아 하늘로 그 고통을 내 보내고 있는 모습에 전 아버님을 뵙고도 반갑게 인사조차 드리지 못합니다. 올 여름배추를 심어 놓으시고 갓 시집 온 새색씨처럼 어여쁘기만 하다고 깊게 패인 주름이 선명하도록 얼굴에 환한웃음을 지으시면서 밤낮으로 밭으로 논으로 다니시는 아버님을 뵙고 저 또한 아버님의 타들어가는 농심을 알기에 막걸리 한사발에 밭에서 뚝하고 따온 고추를 내밀며 환하게 웃었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농작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것을 보는것만으로도 내 자식이 한걸을 한걸을 걸음마를 하고 걷고 뛰는듯한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하면서 올해는 배추농사로 밀린 대출금과 늘 거친 농사일에 손과 발이 거북이처럼 되어도 늘 내 편이 되어준 어머님과 가까운곳에 여행가는 생각에 힘든줄 모른다고 하신 아버님...... 그러나 그런 아버님의 간절한 소망과는 다르게 값산 중국산 농산물을 우리의 시장을 야금야금 파고들고 세계나라들은 여러 가지 제약조건으로 농부들을 위협하고 또한 자꾸만 떨어지는 배추값과 농사물값에.되려 올해도 빛을 안고 가야하는 처지에 자꾸만 작아지는 아버님의 어깨가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밤낮없이 내 자식처럼 가꾸고 돌보고 물을 끌어다가 주고..이런 정성도 하늘은 버렸나봅니다.배추를 시장에 내다 파는것보다 팔지 않는 것이 더 낳다고 말씀하시며 소리없이 우시는 아버님...배추 한폭을 따서 가슴에 안고 저 밭끝으로 터덜터덜 걸어가 앉아 어깨가 들썩이도록 우시는 아버님..이젠 농부들에게는 희망의 땅에서 절망의 땅으로 버려지는 농촌의 현실에서 아무리 이 땅을 지키고 싶어도 지킬수가 없어..버릴 수밖에 없다고..이젠 힘에 붙혀 이 현실조차도 받아드리기 힘들다고 하시면서....내 자식처럼 키운 배추밭은 갈아 엎으시는 것을 바라보면서 말없이 막걸리만 들이키시는 아버님의 마음은 저는 헤아릴수가 없습니다.. 너무나도 정성드려 키운 배추를 그냥 갈아 버릴수가 없어서 배추를 하나씩 하나씩 정성드려 따서 마을주위에 있는 양노원과 고아원..군부대에 나눠주시는 아버지의 모습속에서 땅을 사랑하고 농사를 사랑하는 깊은 아버지의 정을 뼈져리게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아버님의 아픈마음도 가을들녁에 누런 황금빛의 논조차 절망을 위로할수 없나봅니다.. 하나둘씩 비어가는 집들을 보면서..또한 농촌에서의 농사일 가지고는 살아갈수 없음을 잘 알기에 농촌을 떠나는 젊은일꾼들을 잡지 못하는 마을 어른들의 마음도 무거운 돌을 짊어지고 있는것처럼 힘이 든다는 사실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애비와 저는 그저 죄인 같습니다.. 예전 학창시절 나라의 근본은 농업이란말이 무색하게도 우리나라의 많은 농촌마을은 이젠 농부들에게 조차 꿈을 심어주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런 절망의 땅을 버릴수 없다고 애기하는 아버님.. 오늘도 아침부터 밭으로 향하시면서 그레도 우리들이 있기에 맛있는 농산물을 먹는다는 생각에 기운을 채린다는 아버님의 한마디에 전 조금이나마 웃을수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린 이런 농부님들의 작은 마음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돈만주면 백화점이고 시장이고 지천인 농산물..또한 산 가격에 외국농산물이 우리의 시장을 안방으로 만들고 한해동안 땀을 흘려가며 지은 농산물이 버려지는 아픔을 우리 모두는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해봅니다... 지금도 들녘에서 우리의 땅을 지키고 우리의 농산물을 지키는 우리아버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농부는 땅과 함께 있을때가 가장 행복한것이여!” 라는 당신의 말씀이 자꾸만 제 마음을 두르립니다.. 아버님! 그래도 아버님이 있기에 우리들의 농촌이 있고 또 우리가 안심하고 먹을수 있는 먹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힘든농사일..지금이라도 그만두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농부는 땅을 파먹고 살아야 건강하다는 말씀에 그저 멀리서 아버님 어머니의 건강만을 빌어봅니다....내년에는 올해처럼 농산물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늘 당신이 사랑하는 우리의 땅으로 인해 행복했으면 합니다.. 아버님!!!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