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남편은 잘 싸운다.
내 남편은 평소에 거의 말을 안한다.말을 걸어도 말을 잘 안 하고 내가 하는 말도 잘 안 듣는다.
그런데,입만 열었다 하면 잔소리다.집안 살림과 아이 교육에 관한 것이다.내가 전업주부이기에 살림과 아이 교육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라 나름대로 신경쓰고 산다.그래도 흠을 잡으려고 드니 끝이 없다.냉장고의 고무박킹에 낀 때부터 시작해서 미역 불릴 때 쓰는 물까지 잔소리 안 하는게 없고,아이 교육문제도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걸 남편 욕심에 시키려고 하고 아이가 아주 조그만 상처가 나도(아이 스스로도 어쩌다 그랬는지 모를 아주 미미한 것조차) 난리법석이고,누군가가 지나가다 실수로 아이와 살짝 스치고만 가도 싸우려고 난리다.
난 아이를 대범하게 키우려했는데,남편때문에 나도 아이도 자꾸 민감해진다.별거 아닌거에 신경을 자꾸 쓰게 된다는 말이다.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크다.
평소엔 말도 잘 안하고 눈도 잘 안 맞추는 남편이 내게 입맛 열었다하면 잔소리하는데,이 사람은 내게 할말이 이것뿐인가 싶다.
자꾸 예민해지는 내 성격을 처음엔 다 내 탓이지 싶었는데,가만 생각해보니 그것도 아닌거 같다.
어쩔 때 남편의 퇴직후를 생각해보면 끔찍하다.매일 집안에서 잔소리만 듣고 살아야 하니...지금도 밤에 남편이 현관문 따고 들어오는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난 별로 잘못한건 없는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