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8년차이네요.
세월이 이렇게 많이 흘러간줄도 모른채 그렇게 살았답니다.
언제나 삶의 현장에서 허덕이면서
하루가 짧아 피로를 풀지도 못한것 같이 그렇게 세월은 흘렀나봅니다.
그러는 동안 두 아이의 엄가 되었고 동갑내기 남편은 아이들의 아빠가 되었구요.
결혼초부터 사업에 몸을 담았던 남편의 뒷바라지에
언제나 금전적인 문제로 전전긍긍하면서 살아왔어요.
잘 풀리면 풀리는대로 못풀리면 그런대로 항상 내겐 힘든 과제였어요.
사업에 능력이 부족했던지, 운이 나빴던지 남편은 몇년전
동남아에 커다란 투자를 하게되었고
그 결과 모든것을 잃게 되었답니다.
결혼후부터 계속 일을 해왔던 나였던터라
언제나 생계문제는 제가 해결을 하면서 살아왔기에
힘들고 속상했지만 어쩌겠어요.
하루아침에 집도 내주고 통장에 잔고 한푼없이
친구들에게 조금 꾸어 월셋방을 구해 두 아이를 데리고 나왔지요.
남편은
아예 귀국을 하지도 않았지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작은 아이인 딸은 초등학생이라 상처주기 싫어서 캠프를 보냈어요.
이사하고 집에 오게 하려구요.
중학생이던 아들과 이사를 하는데 웬 비는 그렇게 많이 내리던지요.
아들도 울고 나도 울고 ,.. 그렇게 이사를 마쳤습니다.
넓은 집에 살다가 좁은 집으로 이사 온 아들이 하는던 말
"이게 사람 사는거야?"
순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저도 기가 막히는데 아이의 말은 나의 심장을 찌르더군요.
이젠 2년이 흘러 아들은 고1이 되었네요.
남편의 보증인으로 월급조건 조금 좋은 회사에는 취직할 수없는
나는 그냥 프리랜스로 일을 해오다가 그것도 요즘 너무 일이 없어서
지금은 그림 그리는 일을 배우면서 일하고있습니다.
참 힘든 현실 앞에서 남편을 원망많이 했습니다.
메일을 보낼때도 원망이 섞여있다보니
서로 상처를 주고받았습니다.
거의 소식도 끊고사는 남편,
올해 고등학교를 들어가는 딸 아이까지 두명을 고등학교로
혼자 벌어 보내야하는 엄마인 나,.
이 현실 앞에서 때로는 절규하고싶네요.
다행히 아이들이 착실히 공부해주어서
사교육없이도 과학고와 일반고 기숙사반을 들어가 주었습니다.
저는 돈만 열심히 벌면 되지요.
네명이 모두 네 곳에서 살아야하는셈이지요.
웃지못할 웃으운 이야기인 셈이지요.
그러나 저에겐 참 힘든 현실입니다.
때로는 남편을 이해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나를 너무 아프게 하고 너무 외롭게 했습니다.
물론 이해는 할것 같습니다.
자신의 일에대한 좌절, 절망, 경제적인 책임에 대한 무대책,..
거기에대한 저와 아이들에게 미안함,..
때문에 서로 가슴에 상처가되는 말들도 은연중에 오고갔을테구요.
해가 지나도
아이들의 생일이 돌아와도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할 시기가 되어도
남편은 한통의 전화도 없습니다.
가끔 메일은 수신확인이 되지만 답변은 없네요.
작년까지는 가끔 제가 전화를 했지만 올해들어 하지않았습니다.
너무 화가 났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아프게 하는것 같아서 너무 화가났습니다.
돌아오라고 , 돌아와서 할 일 없으면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다시 시작하자고,..
그래도 답변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살림을 하는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람이 처한 환경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생기면
그럴 수도있는게 사람이겠지요.
이젠 그냥 모든것을 비우면 살고있지만
현실은 제게 너무 힘드네요.
이럴때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가장 현명할까요?
저보다는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상처주고싶지않고 바르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라게하고싶기때문입니다.
남편이 정신적으로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
제가 정말 힘들었던만큼 제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게 하고싶지않거든요.
남편이 돌아와도 떨어져 살았던 거의 5년간의 생활때문에
참 어색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현실 앞에서 제가 할 수있는것은 그냥 열심히 일하면서 모든것을 비우는 일입니다.
처음과 같이
,... 그렇게 다시 쌓아야 할것 같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한번 맺은 인연을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지만
억지로 잘라서도 않될것 같다는생각입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님들의 의견도 듣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