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는 30대 후반인데요,제가 직장다운 직장은 못 다녀보고 임시직으로 좀 있다가 결혼했고 결혼하고는 사회생활을 한 적이 없는 아줌마입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이 저에 대해 얘기하기를 고지식하고 순진하고 또 순수하기도 하답니다.학교 다닐 때부터 착하다는 소리는 지겹게 들었구요.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아낌없이 퍼주기도 해요.
취미는 음악 듣고 시 같은거 읽는거 좋아했고,반면 운동경기 보러가는 것도 참 좋아했어요.
그런데,전 이렇다 친한 사람이 없어요.
초등학교 때는 친구가 많았어요.초등학교 때는 그냥 착하고 해꼬지 안하고 공부도 웬만큼 했고 저희 엄마가 저를 예쁘게 꾸며주곤 해서인지 그때는 그랬어요.
중학교 와서도 그때 다닐 땐 친한 친구가 있었어요.그런데 졸업하고 다 소식이 끊겼어요.
고등학교 때도 있기는 했어요.그런데,저만 친한 친구 내 친구라고 생각했지 그 애들 한테는 저는 그냥 아는 친구 중에 하나라서 상처를 받았어요(그나마 결혼하고 더 친해졌었는데 다들 지금은 지방으로 내려갔어요.제가 고향이 지방이거든요).
대학교 때는 성당에서 성가대 활동을 했었는데,그 때 친했던 애가 수녀원으로 가며 소식이 끊기고,학교 내에서는 단짝 친구가 있었는데,3학년 때 외국으로 유학 갔고 첨엔 서로 편지하고 그랬는데,나도 이사 많이 다니고 그 애도 이사를 갔는지 서로 연락이 끊겼어요.대학 때는 그 친구가 과에서는 거의 유일한 친구라(여자 애들 쇼핑 같이 다니고 돌아다니는거 좋아하는데 저는 그렇질 못해서 다른 아이들 사이에 끼질 못 했어요.첨엔 애들이 같이 가자고 하다가 제가 그런거 싫어하는거 알고는 다시는 가자 소리 안 하더라구요), 같은 과 다른 아이들하고는 연락을 안해서 그 친구 소식을 알길이 없어요.
고등학교 친구들과도 대학와서 연락은 하고 지냈지만,그 친구들이 고향에 있는 지방대 가고 저만 서울로 와서 그 아이들은 그 아이들끼리만 통하는 뭔가가 또 있더라구요.그 부분에서 저는 또 소외되구.
사회생활은 거의 안 했지만,그나마 짧은 기간 지방에서 했고,내가 지금 사는 곳은 서울이니 어찌어찌 바삐 살다보니 소식이 끊겼어요.
그 동안 저희 집이 잘 살다가 망하기도 해서 제가 친구들과의 연락을 피하기도 했구요.
가끔 연락하고 사는 친구는 있지만,정말 나랑 젤 친한 친구(서로가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가 없어요.그 연락하는 친구들이 거의 다 지방에 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서로 집을 오고 가며 담소도 나누고 아이들 끼리도 놀게 할 친구가 없네요.
지금까지 친구들 아버님들이 두분이 돌아가셨는데,나는 그 친구와 참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일 다 치르고 나서야 그런 일이 있었다 얘기하네요(자기들 결혼 때야 웬만하면 다 연락하드만).정말 그 때가 제일 섭섭합니다.
제가 숫기가 없어서 그래도 용기를 내보고 말을 붙여보지만 동네 아줌마들 사귀기가 쉽지 않아요.저희 동네 아줌마들은 또 말이 많아서 잘못 얘기하면 동네에서 이상한 아줌마 취급 받을 수도 있거든요.
때로는 제 인상을 탓해보기도 합니다.사람들이 저를 사귀어보면 착하고 순진하다는데,실제 보기에는 좀 말라서 날카롭게 보이거든요.어떨 때 말 안하고 있으면 화나거나 어디 아픈 줄 알아요.
좀 다투고 여자간에 미묘한 뭔가가 있더라도 서로 집에도 오고 가고 밖에서도 만나고 큰 일 있을 때 서로 의지되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바보같이 이 나이 되도록 그 방법을 모르겠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