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하면 남편과 서로 양보를 안하려고 티격태격 했던 때가 부끄럽습니다. 둘 다 막내인지라 서로 지지 않으려고 자존심 싸움을 하다보니 가정의 웃음이 사라지고 아이들도 눈치를 보더군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기’였지요. 우선 하루의 시작인 아침부터 남편의 기분을 절대로 상하지 않도록 합니다. “자기~ 얼른 일어나서 애들좀 깨워줘요.” 이렇게 부탁을 하니 남편이 아이들을 개구쟁이 장난하듯 깨웁니다. 아이들도 싫지않은 듯 더 응석을 부립니다. 그 다음에 남편을 위해 우유에 인삼과 꿀을 넣어 갈아서 마시도록 하지요. 전 같으면 그냥 찌개 한 가지에 밥만 달랑 먹고 집을 나서기가 예사였답니다. 그 다음에 식사후 여유시간을 가지고 뉴스를 보면서 커피를 한 잔씩 나눕니다. 그때 하루 일과를 서로 얘기하고 도움 받을 일을 부탁하기도 하지요. 남편의 옷도 코디를 잘 해서 정해주면 못이기는 체 입습니다. 멋있다고 반드시 속마음을 표현해 줍니다. 배는 좀 나왔지만 정말 마음씨가 멋진 우리집의 가장이 확실하니까요.^*^ 함께 집을 나서면서 반드시 “안전운전~ ” 하고는 손을 흔들어 줍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남편한테 하루가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를 띄워 줍니다. 힘내라는 말도 꼭 포함해서요. 때론 남편이 궁금해하는 뉴스의 시사용어를 찾아서 문자로 띄웁니다. 그리고 점심시간과 저녁시간까지의 공간에 배가 고플까봐 한 달에 한 번 정도 피자나 통닭을 남편의 사무실로 배달시키고 또 집에서 김밥을 싸서 보낼 때도 있지요. 남편이 아주 어린아이처럼 좋아합니다. 비록 진급을 척척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어도 늘 웃음띤 얼굴로 가족을 위해 애쓰는 남편을 보면서 감사하지요. 덕분에 남편은 용돈으로 아이들의 간식을 죄다 사들고 들어온답니다. 이만하면 우리남편은 기가 팍팍 살아서 출근하는 거 맞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