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의 남편에게 서슴치 않고 이렇게 말한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 마누라에게 대접 받고 사는 사람, 그래서 너무 너무 부러운 사람, 왜냐하면 매일 아침 저녁으로 마누라가 압력솥에 막 지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밥을 식탁에 올려 주는 밥을 먹고 사니까....... 한달 동안 열심히 일한 댓가로 남편이 받아온 월급으로 이리 저리 쪼개 빠듯하게 살아가는 서민 살림살이이다. 그러나 분명 그 안에도 잔잔한 만족과 행복은 존재하기 나름이다. 모락모락 나는 김 속에 사랑과 정성까지도 함께 피어오르는 우리 집 식탁, 큰 돈도 아고, 좋은 차도 아닌 따뜻한 밥 한공기가 우리 가족에게는 행복이요, 기쁨이다.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막 지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막 한 그릇이다. 식탁 위에 올려진 따끈따끈한 새밥 한 그릇은 남편의 표정에 만족스러운 웃을음 짓게 해 주고, 마음에 행복한 기가 팍팍 살아 오르는 기쁨을 안겨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말이 나오게 해 준다. “매일 이렇게 맛있는 밥을 해 주는 마누리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입천장이 데일 세라 뜨거운 밥 한 그릇을 훅훅 불어가며 어찌나 맛나게 뚝딱 비우는지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이 돌고 배가 불러온다. 거기다가 된장찌개나 김치찌개가 함께 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남편의 표현대로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다. “아! 잘 먹었다. 역시 우리 마누라가 최고야” “ 전기밥솥에 보온한 밥도 맛있는데 왜 꼭 막한 새밥을 먹어야 돼?” “ 내가 반찬타령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밥만 새로 해 주는 건데 힘드나? 아침에 새로 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먹고 나가야 힘이 난다 아이가!” 처음엔 귀찮아서 불평을 하기도 했었다. 특별한 반찬 없이 김치 한 가지만 있어도 불평 없이 맛있게 먹어주는 남편인데 말이다.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가스불에 압력솥을 올리고 딸랑딸랑 막한밥을 식탁에 올리면서 살아온 10년 세월 속에서 아내가 해 준 밥을 먹는 남편읙 행복과 기쁨을 알게 되었고,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 기쁨도 알게 되었다. 가족동반 식사가 있거나 모임이 있을 땐 남편은 자랑 일순위가 우리 마누라는 아침저녁으로 새밥을 해 주는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남자라고 하거나, 마누라 잘 얻었다고 부러워 하기도 한다. 아침에 식은 밥 얻어 먹기도 바쁜 사람들은 남편을 꽤나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남편은 어깨가 으쓱해하며, 사람이 밥을 잘 먹어야 힘이 나지! 하곤 한다. 한마디로 아침저녁으로 막한 새밥을 먹는다는 이유로 남편은 남자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나는 착한 마누라가 되는 것이다. 더불어 남편의 어깨에는 힘이 쭈욱 들어가며 기가 살아나는 것이다. 남편의 업그레이드 되는 기를 받은 나의 기 역시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 건 당연지사이다. 마누라가 금목걸이를 해 주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보다, 마누라가 매일 해 주는 새밥을 먹는 일이 더 기가 살고 자랑스러운 것임을 알게 해 준 남편, 매일 내가 해 준 밥을 맛나게 먹어주는 남편이 있어 나 역시도 더더욱 기가 산다. 그런 우리집에 이변이 생겼다. 한달 전 10년의 전업주부를 정리하고 2교대 일을 하는 회사에 입사했다. 야근을 하고 집에 오면 아홉시니까 이제 남편은 아침마다 먹던 따뜻한 새밥과의 이별을 한 것이다. 남편이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마음에 걸렸는데 남편은 그런 나의 걱정과는 전혀 다르게 나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해 주었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남편에게 받은 선물 중 아주 특별한 선물을...... 이제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온 가족이 나가고 난 주방에는 남편이 나를 위해 지어 놓은 따뜻따뜻한 새밥이 따뜻한 온기를 품으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애들 학교 보내랴. 밥 먹이랴, 아침 시간이 정신 없이 바쁠 탠데 나를 위해 언제나 밥을 해 놓고 출근을 하는 것이다. “내 밥 맛나게 해 놨으니까 한 그릇 뚝딱 먹고 푹 자그레이! 이만하면 훌륭한 남편이제?” 남편의 사랑이 담긴 메시지는 밤새 쌓인 나의 피로를 눈녹듯 사라지게 해준다. 이제 나는 사람들에게 우리 남편은 나를 위해 늘 따뜻한 밥을 해 놓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밥을 먹고 잠을 자는 동안 야근에 쌓인 모든 피로를 씻어 준다고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좋은 남편을 두어서 좋겠다며, 남편에게 대접 받고 산다며 나를 부러워한다. 남편으로 인해 나의 기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감은 당연지사이다. 작은 일이지만 서로 배려하고 나누는 마음은 서로를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세워주고 자신감과 삶의 기쁨으로 행복의 기를 높이 세워준다. 하루를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지만 남편과 나의 자신감과 기는 백만장자를 능가할 수 있을 만큼 높고 깊고 그윽하다. 그야말로 남편과 나는 배려와 이해 속에서 아주 특별한 행복을 느끼며 사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