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에 지쳐 힘들어 하거나 가끔 남편보다 잘 나가는 여동생의 남편과 남편이 부딪칠때면 왠지 남편의 눈치만 보게 됩니다.워낙 말이없고 순한 사람이라 속 상한 일이있어도 마누라라고 시원스럽게 하소연 한 번 못하는 그런 남편이 바로 제 남편입니다.. 얼마전 박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새벽3시 혼자 주방에서 소주한잔을 놓고 눈물을 흘리고 있더군요.그 때 전 얼마나 놀랐는지 남편의 그런모습에 제가 너무 슬퍼지더군요..하지만 남편에게 이유를 묻지는 않았읍니다.나에게 할 에기라면 언젠가 그이가 털어놓겠지..하는 마음으로 그냥 안아주며 등을 두들겨주었답니다.. 그 동안 결혼해서 지금까지 너무 못난 아내와 맏사위 랍시고 힘든 친정의 대소사와 궂은일을 도맡아 해온 남편이기에 그 마음이 더 짠해집니다.. 얼마잔 전 큰맘먹고 남편의 보약 한재를 짖고 남편이 좋아하는 오리백숙을 했답니다..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원기를 넣어주고 싶었읍니다.. 그리고 잠자는 머리맡에 남편에게 내 진심어린 편지 한장을 놓아두고 잠이 들었읍니다.. 새벽에 나가는 남편이라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편지를 보리라는 생각에... 여보! 항상 감사하고 고마워 하고 있다는 사실 당신은 아실지 모르겠어요... 사랑하는 당신 보세요...... 벌써 우리가 결혼 한지도 15年이 넘어가는 군요..언제나 내 건강문제로 노심초사(勞心焦思)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도 미안할때가 많아 ! 지난번 만날때 마다 틀니를 해야한다고 내게 말씀하시던 친정엄마의 틀니를 만들어 준다고 선뜻 엄마에게 3年 동안 부지런히 그 좋아하는 술값 아껴가며 모아놓은 적금통장을 꺼내주던 당신.. 딸인 나조차도 사실 엄마의 그 모습이 귀챦거나 짜증날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당신은 결혼15年이 되도록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실한 내 건강과 혼자계시는 우리엄마에게 너무도 잘해 줘서 항상 감사하고 고마워 하고 있다는 사실 당신은 아실지 모르겠어요...그 고마움을 엄마도 잘 알고 계서서 인지 항상 우리 딸 들보다도 사위인 당신을 더 챙기고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알까? 내가 당신과 싸우고 친정엄마에게 이 예기를 할라치면 곧바로 엄마는 제게 한마디하시죠? "안봐도 다 안다.. 또 네가 그 못된 성질을 핀게지..." 하시며 도리어 나한테 화를 내신다구.. 정말 네 편은 어딜가도 없는 건가...^^* 사위도 자식이라며 딸밖에 없는 우리집의 대소사에 맏아들 역할을 하며 이곳 저곳 뒤치닦거리를 모두 도맡아 하는 당신을 보면 내가 너무 복 많은 사람인것 같기도 하고 당신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에 가슴 한켠이 짠 해집니다. 제 작년 당신이 신 부전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나는 당시의 빈자리가 이렇게도 크고 대단한 건지 그 때서야 가슴으로 절감할수 있었어요.저는 그때 정말 매일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기도 드렸어요..제발 당신이 무사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만을 .... 언제나 밖에서 처자식을 위해 고생하는 당신을 생각하면서 오늘은 더욱 이곳에서 내가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결혼초기 언젠가 당신이 말하기를 당신은 너무 무심했다고 말 한적이 있죠... 지금 생각해보니 실제로 내가 너무 무심했던 것 같아요... 여기저기 집세에 맞춰 너무 많이 이사를 다니면서 했던 고생스러운 기억들이 지금은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당시는 모두 당신의 고생이 심했다는 것도 이제서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어떻게 보면 당신과 나는 둘 다 형제가 많은 집안의 장남, 장녀로 태어나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하는 불운이 있었다고도 보지만 우리는 천생연분(天生緣分)인것 같아... 우리 가족의 미래는 당신과 나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 내가 당신를 믿고, 사랑하고, 당신이 나를 믿고, 사랑하면서 제2의 인생도약을 하자구요..... 내년이 벌써 결혼15周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겠지만 우리가 15년이 넘도록 건강하고 화목하게 잘 살고 잇다는 증거로 무언가 특별한 이슈 행사를 하기로 약속을 해요..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이 편지를 프린트해서 증표로 간직하고 있기를 바래... 우리에게는 당신과 나 말고도 정말 사랑스러운 세 아이들이 있습니다. 좀더 부지런하고 신경을 써서 지켜나가도록 할 려고 해요.... 오늘 간단히 당신에게 편지를 쓸려고 했었는데 그냥 길어 졌어요.... 나는 당신을 지금까지 사랑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나에게 있어 하나밖에 없는 영원한 나의 동반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을 떠나서도 나와 함께 할 나의 동반자이기 때문에.......... 당신이 없는 우리집은 정말 상상할수도 없고 상상하기도 싫어요.. 결혼 3年 정도부터 권태기가 시작된다는 친구들이 말이 무슨 말인지도 전혀 모르고 살아왔던 우리부부... 그 만큼 시련이 많았기에 그 모든 시련을 견뎌내느라 우리 둘다 권태기라는 것이 아마 무서워서 근접을 못한 것 같아요...^^* ㅎㅎㅎ 몇년전 병환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맏사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위도 자식"이라며 너무도 성심성의껏 진심으로 며칠밤을 뜬눈으로 하나하나 다 처리하면서 그 자리를 묵묵하게 지켜줬던 당신의 모습...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꺼야... 여보! 아무리 부부라도 상대적인지라 당신이 우리 친정식구들에게 무심했었다면 나 또한 당신이나 시댁식구들에게 지금보다도 소홀했을지도 모르지...하지만 당신의 그 한결같고 따뜻한 마음씀씀이에 나 또한 시댁식구들에게 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 뭐겠어요? 착하고 예쁜 우리 아이들과 당신만 생각하면 세상을 얻은 느낌이라 아무리 몸이 아파도 기운을 내서 일어나야겠다는 용기가 생기고 당신에게 항상미안한 마음 뿐이네.... 사랑해요 당신... 돌아오는 생일 당신에게 작은 쵸콜릿이라도 선물하고 싶어요. 결혼 15年만에 다시금 느껴보고 싶은 당신과의 연애감정들...다시한번 느껴보고 싶네요... 우리정말 결혼초기에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쟎아요... 고달픔 생활속에서오는 짜증이기도 하지만 왠지 당신이 의지가되는 나엿기에 당신만 보면 투정을 많이 부렸던 지난시간들이 너무 후회가 되네요... 정말 사랑하고 고마워요... 어쨌든 두 경상도 토박이 들의 요란하고 부질없는 사랑싸움으로 몇번의 위기와 고비를 넘겨야 했던 우리 부부 ,어렵게 결혼에 골인 했지만 정말 재미없고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내 남편이지만 이 한마디는 꼭 건네주고 싶어요. "통나무같은 당신이지만 전 당신을 너무 너무나 사랑해요! ======================================================================================= 편지를 받고 남편은 저에게 문자한통을 주더군요.. "옥아! 내가 니하고 아들 때문에 산다! 저녁에 보재이~" 평소 문자한통 없던 남편에게서 받은 그 답문에 저 또한 으쌰으쌰하는 힘과 함께 남편은 정말 잘 만낫다는 생각을 하게되더군요..앞으로도 지금처럼 남편 기 팍팍 넣어주며 살아보려 합니다. 내 남편.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