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딱 서른중반이다.
그래도 애하나 낳은 서른초반까지도 아가씨인가 아줌마인가
헷깔려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젠 완전히 애둘낳은 아줌마가 되었다
처녀적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뻐보이려고
48킬로로 늘씬하게 결혼했다.
그런데 결혼해서 53킬로로 늘더니
첫애낳고 살이 쪄서 남은살이 있던게 58킬로다.
즉 5킬로를 못빼고 남은채로
둘째를 가지게 되었고
지금현재 둘째가질때부터 신경써서
임신하고 늘은 몸무게는 애낳고 금방 빠졌다
아마 모유수유덕이 크지않을까싶고
애둘보느라 힘들어 더 그런 것같다.
그런데 둘째놓은지 3개월인데
뱃살은 정말 안빠지고 모유수유중이라
옷이 죄다 가슴에 단추가 안채워져
태가 안나고 아랫배는 또 장난이 아니게 앉아있으면
접힌다.
즉 58킬로로 사는게 너무 불편하고
외출하면 다들 내배만 보고 가슴만 보는 느낌이다.
창피함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글을 쓰냐하니
내가 자신감있게 살 때는
옷도 신발도 일이만원짜리 입고 신고다녀도
하나도 챙피하지 않았고
돈이 있으면 죄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나는거 사먹고 책사는게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어린 아그들키우느라 친구들만날 새도 없거니와
하루가 너무너무 바쁜데 마음은 자꾸 허해지고
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긴다.
건강에 대한 두려움
애낳고 눈이 자꾸 침침해지고 뻑뻑하고
뱃살은 또 빠질 생각을 안하고
(그럴 수밖에 밀가루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하루 한끼를 편한 밀가루음식으로 때운다.
사실 핑계지만 애들때문에 하루 세끼 챙겨먹기 힘들고
애기업고 선채로 큰애랑 밥먹는 일도 많다)
남편이 일찍오면 남편에게 맡기고 하루 한시간이라도
걷기운동하면 뱃살이 잘 빠질텐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명품은 아니더라도
브랜드 옷에 브랜드 핸드백을 하나 샀다.
십만원 넘는 걸로...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오래가지 않았다.
또다시 난 마음이 허해진다.
정말 마음은 꽃띠 열여덟인데
벌써 서른중반이라니...
집한채는 마련했지만 도대체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는
무얼까
예전엔 속은 텅텅 비었으면서
비싼 것만 추구하는 사람들을 속으로 비웃었는데
학교다닐 적에 사오정이었던 나는
또다시 인생에 있어 뒷북을 치는걸까
옷, 신발, 가방 액세서리 전혀 관심 없었던 나인데
싸구려만 몇개씩 사던 나인데
이젠 비싼거 한두개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바뀌어가는 내가 ? 어색하다.
마치 잘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생머리가
언젠가부터 잘 안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다고 내가 수백 수천하는 명품을 살 내가 아니지만
요즘에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텔런트가 너무 이뻐보인다.
단발머리도 그렇고 귀걸이도 그렇구
난 귀도 여태 뚫지도 않아서 예물로 받은 귀걸이도
안했을 뿐더러
귀걸이에 전혀 관심없었는데
귀를 뚫어서 그연애인이 하고나오는 귀걸이비슷한걸
해보고싶고 머리도 확 단발로 잘라보고싶다
내머린 반곱슬임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난 나자체만으로도 자신감이 철철 넘치던
나였는데
이젠 비싼물건을 휘둘러야만
자신감이 드는 사라으로 바뀌어가는 내가
너무 어색하다. 나도 모르겠다.
그게 나이때문인지 몸매때문인지 아니면 하다못해
다 극복하고싶은데 그럴 시간이 육아때문에 없다는 핑계때문인지...
마음은 급한데
육아는 언제 끝날지 기약없고
하루하루는 너무 피곤하게 돌아간다. 피곤하게....
일도하고싶고 운동도 하고싶고 하고싶은건 참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