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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BY ke8383 2007-05-12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면 어느새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아버지를 연상하게 됩니다. 머리위에 어느새 새하얀 눈이 앉은것 처럼 백발이 되어버리신 우리 아버지.... 77세라는 연세에 맞지 않게 그래도 힘은 좋으신것 같아요. 오늘도 몇일 일거리가 있다면서 현장에 일을 하러 가셨다고 하더라구요. 평생 해온 일이라 일이 없으면 너무 너무 심심하셔서 텃밭에도 가시고, 산에 가서 고사리, 산나물도 캐오시고, 정말 부지러하신 우리 아버지.... 요즘 아버지 뵈면 빨리 아버지도 손주를 보셔야겠다라는 생각을해요. 유일한 남동생이 장가를 가야 친손주를 볼텐데 그쵸? 내가 어렸을적에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어요. 늘 바쁘시고 어쩌다가 집에 계실때면 집안일 하신다고 밖에 계시고 학교다닐때 친구집에 가서 보면 아버지랑 같이 이야기 하는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했어요. 감히 어떻게 아버지랑 이야기를 하지.. 어렸을적에는 아버지가 두려운 존재였던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매 한번 든적도 없었는데 난 왜 그렇게 아버지가 무서웠는지 몰라요.. 그런데 몇십년이 지난 뒤에는 어느새 우리들을 의지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아버지도 이젠 많이 늙으셨구나 하는걸 새삼 깨닫게 되요.. 우리가 갈때마다 엄마랑 있었던 일 이야기하고 엄마는 아버지랑 싸웠던일 이야기하고... 요즘 두분이서만 계시니 이야기할 시간이 많아져서 서로 나이 들어가면서 이해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두 분이서 같이 시장에 가시고, 같이 산나물 캐러 가고, 같이 텃밭 가꾸시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갖게 해요. 예전엔 엄마가 하는 말이나, 우리가 하는 말들은 절대로 듣지 않으시고 독불장군처럼 무조건 "나를 따르라" 식이였는데 어느샌가 "은정아, 이건 우째하면 되겠노" 하시면서 나의 의견을 물어올때 정말 감동했었어요. 엄마께도 존중해주시 얼마나 보기 좋아요. 진작 좀 그러시지... 아버지... 우리에게 소원이 있다면 정말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이서 서로 위해주면서 오래 사시는거예요. 엄마가 동생 장가가는것 때문에 엄청 신경쓰고 계신데 옆에서 아버지께서 많이 좀 도와주세요. 아직 늦은것도 아닌데 죽기전에 장가가는거 봐야한다고 엄마가 너무 남동생에게 성화인것 같아요. 아버지,엄마 성격 아시죠? 동생 장가 안가면 엄마 아마도 화병날거예요. 옆에서 도와주실분은 아버지밖에 안계세요. 우리 말은 이제 엄마가 안 들으시니 아버지 말씀은 들으실거예요. 아버지... 우리 아버지.. 사랑하는 내 아버지.... 정말 오래 오래 우리 곁에 계셔서 엄마도 잡아주시고, 우리가 아버지께 받은 묵묵한 사랑 저희도 보답해 드릴께요.. 아버지께서는 옆에 가만히 계시면 되요.. 계신것만으로도 우리는 너무나도 큰 힘을 얻게 될거니까요. 아버지... 정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