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인공이 되려면 이혼은 기본? .
새해 안방극장은 KBS 2TV 수목극 <달자의 봄>(극본 강은경. 연출 이재상)의 채림(Christian). MBC TV 일일극 <나쁜여자 착한여자>
(극본 이홍구. 연출 이대영)의 최진실(Christian). SBS TV <사랑에 미치다>(극본 권기영. 연출 손정현)의 이미연(Christian) 등 이혼하고 컴백한 여자 스타들의 천하가 될 전망이다.
이혼율 세계 2위. 전체 가구수의 17%가 한 부모 가정이며 이제 더 이상 이혼이 흠이 되지 않는 상황. 지난해 MBC TV <여우야 뭐하니>에서 활약한 고현정까지 합치면 이런 흐름이 대세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다. 이들이 속속 복귀하는 이유와 배경은 무얼까.
![]() 안방 컴백으로 화제를 모은 최진실과 채림은 첫 방송부터 비교적 순탄한 출발을 보였다. <나쁜여자 착한여자>는 새해 벽두 첫회에서 시청률 18.0%를. <달자의 봄>(이상 TNS미디어코리아)은 3일 방송에서 14.9%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시청률을 올렸다.
2005년 KBS TV <장밋빛 인생>을 통해 부활한 최진실은 이번에도 남편이 6년 동안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린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괴로워하는 주부 역을 맡았다. 최진실 기용은 그동안 일일극 시간대를 장악해 온 KBS에 제동을 걸기 위해 던진 MBC의 비장의 카드로 풀이된다. 지난해 이혼의 아픔을 겪은 채림은 <달자의 봄>에서 일과 사랑에 고민하는 서른세 살의 노처녀 홈쇼핑 MD로 변신했다. 첫회부터 영화 <킬 빌>을 패러디한 장면에서 만화적 상상력의 주인공으로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2월 3일 첫 방송하는 SBS TV 주말극 <사랑에 미치다>의 주인공 이미연은 KBS TV <명황황후> 이후 5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다. 결혼식 당일 자동차 사고로 연인을 잃었다가 세월이 지난 뒤 연인을 죽게 한 남자를 우연히 만나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다. 고현정 역시 지난해 말 <여우야 뭐하니>에서 성인잡지사 여기자로 변신해 연하남과의 발랄한 사랑을 그렸다. ![]() 여전 같으면 방송국 측에서 이혼 경력이 있는 여자 주인공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지금은 다르다. 방송국 관계자들은 이혼 경력이 캐스팅에 있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구본근 SBS 드라마 CP는 “요즘은 이혼 경력을 고려해 캐스팅하지는 않는다. 이혼이 특별한 일은 아닐 뿐더러 이혼에 대한 관용의 폭이 넓어진 게 사실이다. 또한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하면
반드시 들어가는 소재가 이혼이다(???????????).
드라마의 주시청층의 나이가 30~40대로 올라갔고. 그 연령대가 현실감 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에 인생 경륜이 있는 배우가 어울린다”고 말했다. <나쁜여자 착한여자>의 이대영 감독은 “이혼 경력을 가진 톱스타를 선호하지도 않지만 특별히 꺼리지도 않는다. 옛날에는 흠이 됐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배우가 연기 잘 하고. 지명도가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들이 출연한 드라마가 어필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이혼한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연하남과 사랑하는 서른 살 노처녀 혹은 가정주부가 주인공인 드라마 기획안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 CP에 따르면 고현정의 복귀가 이런 흐름의 시발점이 됐다. “고현정의 경우 이혼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2005년 1월 10년 만에 컴백해 SBS 드라마 <봄날>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의구심을 가졌는데. 망가진 역을 하면서 고현정에 대해 호감도가 올라갔다. 이혼의 상처 등을 드라마를 통해 치유하는 느낌이었다.” 김현준 KBS 드라마 1팀장은 “2005년 <장밋빛 인생>에 최진실을 캐스팅할 때 약간은 이혼 문제 때문에 주저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최진실이 헌신하는 주부 역을 맡음으로써 아픔을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모든 면에서 잘 됐다”고 전했다. ![]() 이들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아줌마답게 몸을 사리지 않고 하는 연기다. 미혼의 여자 톱스타들이 자신의 이미지에 묶여 변신의 폭이 크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이도록 변신을 한 채림이 대표적인 사례. <달자의 봄> 이재상 감독은 “그전에 비해 채림의 연기 태도가 달라졌다고 할까. 일이 본인에게 차지하는 부분이 커진 것 같다. 일이 자신의 이미지보다 더 중요하게 됐다. 나이 들도록 메이크업을 제안했을 때 채림이 주저없이 받아들여 놀랐다”고 밝혔다. 고현정 역시 <여우야 뭐하니>에서 성인 잡지사 여기자로 도발적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이들은 검증된 연기력.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변신의 폭을 의욕적으로 넓혀나간다. 최진실은 최근 <나쁜여자 착한여자> 제작발표회에서 “매번 연륜있는 배우들과 짝을 이루는데 젊은 남자와도 연상연하 커플을 연기해 보고 싶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거다”라는 소망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