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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버블은 반드시 꺼진다.


BY 전세살이 2007-05-25

일전 '일본을 통해본 부동산 10년 대폭락' (地價 最終 暴落)이라는 책을

사서 읽어봤습니다.  군데 군데 오역으로 의심되는 곳과

잘못된 숫자들이 많이 나오는 좀 부실한 책이지만 한번 훝어서 읽어보기에는

재미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토지 등 부동산은 그 자산으로 얻어지는

현금수익에 의하여 부동산의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수익환원법(?)으로

가치를 매겨야 하며 이 기준을 초과하는 모든 가격은 버블이며 결국

본원가치로 언젠가는 회귀한다는 주장입니다. 

 

몇일전에는 어느 게시판에서 一物一價의 경제논리로 집값의 버블을

주장하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이 주장의 맥락도 결국 모든 자산에는 그에 합당한 가치가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의 실질 가격으로 수렴해가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최대 장점이라는 것이지요.

 

어제 모처럼 대학때 동문들 모임이 있었습니다. 거의 60대부터

20대까지의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였습니다. 자리는 자연스럽게

비슷한 학번끼리 모여서 우중 등산을 하고 하산길에 푸짐하게

막걸리 한잔 하는 자리였지요.

 

작년 이맘때 화제의 100%는 부동산 이야기였습니다.

어제는 거의 부동산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작년에도 저는 버블척결파의 행동대장이었고 대다수는 지금이라도

질러라파였습니다. 그뒤로 어떻게 되었나요?

작년 하반기에 다시 폭등이 왔고 저의 주장은 바보짓이 되었습니다.

 

작년 논쟁을 기억하는 이들이 저에게 쫑코를 줄까봐 걱정이 좀

되긴 했는데.. 희안하게도 어제는 아무도 부동산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구요. 그나마 나온이야기가 이번에는 정권이 바뀌겠지하는

이야기들.. 어제 나오지는 않았지만 모 후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동문도 있어 그 후보에 대한 호 불호 토론만 좀 있다 말았지요.

그 후보에 대한 평가는 좀 미묘한 문제라 다들 말을 아끼더군요.

 

산아래서의 1차가 끝나고 몇몇 동기들은 서울로 돌아와서 2차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별로 친하지는 않은 동기들인데 작년 논쟁을 기억하는지

굳이 저와 2차를 하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네 다섯이 자리를 잡으니

본격적으로 질문이 시작되더군요.

 

질문의 요지는 모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과연 다시 집값이 오를것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저희쪽 OB들이 모 후보쪽 캠프에 많이 관련되어 있는 관계로

거의 그 후보가 된다는 쪽의 분위기 라는점을 좀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만...)

 

제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종부세를 폐지한다고 해도 그 혜택은

기존 구입 보유자에게만 한정될 것이다. 물론 그것도 나는 절대 반대이지만

또라이가 정권을 잡고 삽질을 해도 여론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기존 보유자의 종부세가 폐지된다 하더라도 신규 구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은 없다. 사실 종부세라는 것이 너무 과장된 면이 있다.

세금 폭탄이 말이 되느냐? 어짜피 10억 넘어가는 집 사면 그냥 재산세만

내도 조만간 7-800만원에 육박할텐데.. 종부세 없어져도 어떤식으로든

재산세는 현실화 될것이다.우리나라 재산세 실효 세율이 얼마인지 아느냐?

종부세 빼고 우리나라는 0.15 ~0.5%다. 최소한 이 기준에 따라도 해도

10억짜리집이 과표가 100%적용될 경우 150만원에서 500만원이다.

일본은 고정자산세가 1.4%나 되지만 건물분에 대해서는 지나칠정도로

감가 상각을 해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훨씬 낮은 보유세를 내고 있다.

알다시피 미국같은데는 0.3% ~4%(!)까지 천차 만별이다.

 

종부세가 사라져도 재산세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왜 재산세는 안무서워 하느냐? 종부세는 언론이 말한대로 그냥 평범한

강남 종부세 거지 1주택자에 대한 세금이 아니라 다주택 소유자,고가주택

소유자에 대한 세금일 뿐이다. 종부세가지고만 언론들이 트집잡아

지랄들인데.. 거시기후보가 정권잡으면 재산세 탕감이라도 해줄것같으냐?

언감생심?

 

우리나라 재산세는 무조선 시가다. 일본처럼 건물감가상각을 빼주는것도

아니고..

 

니들이 좋아하는 새로 지은 아파트 34평의 대지 지분율이 몇평인줄 아느냐?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건물가치는 감가상각으로 까나가고 결국 남는것은

토지가격으로 자산가치를 평가 할수 밖에 없다.

 

특히 주상복합..

이거 용적률이 높기 때문에 50년 100년후에 과연 땅값만 얼마가 될것이라

생각하느냐? 타워팰리스나 하이페리온 같은 주상복합은 재산가치 상승을

기대해서는 절대로 안되고 그 시설을 사용하는 것에 얼마의 비용을 지불한

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동기들 대부분이 강남거주자라 강남기준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강남 아파트 값을 현금 수익을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할 경우 심각한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예를 들어

10억짜리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가 3억내외입니다.

3억으로 창출할 수 있는 현금은 연 5% 수익율로 보았을때

1500만원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보유에 필요한 비용을 빼면 1000만원을 간신히 넘습니다.

 

10억의 현금을 보유할 경우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은 5천만원이지요.

(투자수익율 가지고 시비걸지 마세요. 대충 계산해 보는 겁니다..  ^^)

 

만약 10억의 현금으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면 아파트 말고

무궁무진한 투자처가 있습니다.5천만씩 쪼개서 20가지 방법으로 투자하면

됩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얼마나 행복한 고민입니까?

 

만약 40%정도 대출을 받는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자산유지 비용 > 현금 수익 = 차액은 집값 상승으로 보전!

이런 공식이 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는  멍청한 투자가 아파트에 투자

하는 것이지요. 매년 10%씩 올라주지 않으면 본전도 못 뽑습니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집값이 내리던지 전세값이 오르던지 둘중에 한가지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제가 어제 그랬습니다. 이것은 필연이고 정언이다.

만약 집값이 더 오른다면 전세값도 더 올라줘야 하고 만약에 전세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더 오른다면 그것은 하늘이 무너져도 버블이다.

라고 말입니다.

 

자동차의 예를 들었습니다.

1.5억짜리 BMW 7시리즈가 있습니다.

이 BMW를 사서 월부로 구입하면 한달에 300만원을 5년간 내야 하고

5년후의 차값은 5천만원이라고 가정하고 (5년후 실 자산은 5천만원)

렌탈로 운영하면 한달에 100만원이라고 치자.

이경우 5년후에 정산해보면

차를 산사람은 1억의 돈을 지불한것이고

렌탈을 한사람은 6천만원을 지불한 것이다. 사용을 한 가치는 동일하다.

어느쪽을 선택하겠느냐? 당연히 렌탈을 선택하겠지요?

렌탈을 선택하지 않는 조건이 되려면 5년후 차량의 가격이 9천만원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현실의 BMW는 구입가보다 렌탈비가 더 많은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세금혜택등의 영향으로 법인은 대부분 리스를 이용하지요.

 개인이라면 절대로 리스를 쓰는것이 유리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집값도 자동차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감가상각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낡은 아파트일수록 고가가 되는 이 터무니 없는

 왜곡..(용적률이라는 마법때문이겠지만..)]

 

만약 집값이 물가상승률만큼(렌탈비가 오르는 만큼만) 오른다면

집을 구입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어쩌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물가상승율을 초과해서 오르지 않는다는 가정이라면 굳이 자산가치의

변동성 위험을 떠안고 집을 사야만 한다는 믿음 자체가 전혀 경제적인

판단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즉 10억짜리 집을 구매하는 경제 행위와

10억짜리 집을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400만원으로 사는것이

동일한 경제 행위라는 것이지요.

 

34평 잠원동 10년된 아파트에 월세

400내실분 있습니까? 오히려 이런 계산이 나오는 부동산은 상가이지요.

가끔 신문에 상가 분양광고를 보면 저는 기가차다는 생각이 듭니다.

1억도 안되는 돈을 투자해서 십수%대의 고정수익을 얻는다....

이거 위의 아파트 개념으로 보면 34평 아파트의 월세를 천만원 이상

받는 다는 거거든요. 그런 터무니 없는 월세를 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파트와 달리 상가는 장사를 해서 그 임대료 이상을 벌수

있다는 맹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구요.

 

위의 BMW예처럼.. 저처럼 아파트를 현금으로 덜컥 구입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그냥 가진 자산내에서 전세로 사는 것이 훨씬 유리 합니다.

전세가야 말로 실질적으로 그 부동산이 창출할 수 있는 현금여력 만큼

정확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니까 억울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만약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월세 (현재 150만원 수준입니다)가

더 오른다면 저는 미련없이 다른곳으로 이사가야 하겠지요.

소득이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니까요.

 

제가 그랬습니다.

 

잠원동 34평 아파트가 10억쯤 한다. (요즘에 좀 빠졌습니다만..  ^^;)

과거 10년전 전세가가 매매가의 70%정도로 되었던것이 정상이라고 보면

잠원동의 34평 전세가 7억쯤 가야 정상이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

아니면 집값이 5-6억정도로 떨어져야 한다.

그럴듯하게 들리느냐?

다른것 다 눈감고 집값이 내리던 전세가 오르던 양자택일의 질문이다.

 

어느쪽에 배팅하던 그건 니들 맘이다.

물론 집값이 오른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위의 사례와 다른 선택이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만약 34평대의 가격이 지금 10억에서 니들 부동산

업자가 부추기는 대로 15억이 간다면 전세는 10억이 넘어야 정상이다.

 

미쳤냐?

 

만약 지금 무리한 대출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당장 팔아라.

미래에 대한 추측과 결정은 합리적인 예상과 위험을 감안해서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집을 움켜쥐고 버티는 것은 무지하게

위험하고 희박한 확률에 집착하는 것이다.

 

주사위를 다섯번 던져 1이 다섯번 연달아 나올수 있지만

영원히 그럴수는 없다.  언젠가는 정상으로 돌아간다.

 

그린스펀이 그랬대매. 중국버블은 언젠가는 꺼진다고?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는다.

그리고 집은 언젠가는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한다.

 

라고 말입니다......

..

 

랄프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