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병이 도젔다. 참 그럭저럭살만하다 살만하다 하며 살다가
또 병이 났다. 모든게 귀찮코 짜증이다. 결혼 10년이 되니 가구들도 거의 낡아서 돈달라고 한다.. 책상의자가 부서졌다. 거실에 쿠션은 낡아서 튿어졌다. 쇼파사고싶어라.
찻상도 기스나서 지저분하다. 하얐고 예쁜 찻상 사고 싶다. 둘째아들 바지가 입을게 없다.
지 형아도 제대로 된옷을 잘 안사줘서 열심히 빨아입혀서 낡아서 외출복이 없다.
5천원짜리도 이리저리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러고도 못사주는 내 신세....
여름이라 슬러퍼도 없어서 어제 마트서 그냥 이것저것 고르다 그냥 왔다.
마트가서는 먹을 거리산다고 신랑을 끌고 가서는 1+1이나 걍 세일품목 아니면
쳐다도 보지 않았더니 카트가 썰렁하다...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쌀이 다 떨어져 간다. 쌀 20키로 기껏해야 1달먹는다. 큰아이 축구화도 사줘야하는데,
큰아이 안경이 부러져서 a/s받고, 안경알도 기스가 나서 갈아줘야 하는데....
둘째아이 이에 세균땜에 시커멋게 썩은것처럼 끼어있는데(체질상 그런애들이 있단다)
치과가서 스케링 해줘야 하는데... 그런데... 월급이라도 통장으로 돈들어와서 열나게
계산해보니 저금도 하나도 못하고 빛도 못갚는데, 이번달도 간당간당할듯하다....
넘들은 나처럼 만큼 알뜰하게 살면 저금도 왠만큼 하고들 사는거 같은데...
난 빛안지면 다행일정도로 월급이 적다... 남편이 밉다... 물론 투정밖에 안된다는거 알지만,
난 이기적인가 보다.. 정말로 남편이 무능하게 느껴질때가 많다...
외식은 없다. 회사가 집근처라서 점심도 가끔 와서 먹는다(남편이) 저녁에 11시에 와서도
밥을 먹을때가 한달에 반이 넘는다... 난 돈 좀 줄여볼려도 두말 안하고 잘 차려주는 편인데,
그것도 짜증이다. 둘째가 어제밤에는 잘때 쉬를 쌌다... 남편이 자고 있는 나에게
아이가 쉬쌌다고 깨웠었는데... 그것도 화가난다. 자기가 쉬싼것 좀 씻겨주면 어디가
덧나나? 물론 남편은 자기도 열심히 살아왔다고... 돈도 잘 안쓰면서 산다고....
그래 우리둘다 여적껏 열심히 살았다... 성실하면 우리부부다.. 자타가 공인한다...
근데... 모아지는게 없다... 2007년 세상은 너무도 변해서 이젠 쓰고 살자 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그런가... 울 월급으로 빛없이 사는 사람. 별로 못봤다...
난 빛안지고 살아볼려고 갖은애를 쓰건만... 애써봤자, 그냥 빛안지고 사는것에
만족해야한다. 소고기 먹어본지도 오래고, 달랑 큰아이 검도와 영어 쪼금 시키는게 전부다.
6월엔 친정엄마 생신에 8월엔 시아버님 칠순에 10월엔 자동차 보험이 거의 100만원
가량 나올것이다. 마음이 답답하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지...
나는 화장품도 샘플만 사다 쓴다.. 힘든 상황에 어찌어찌 공부해보겠다고
방송대공부중인데... 그것도 참 힘들다.. 별거 아닌거로 생각해고 시작했는데...
주경야독이다... 등록금 30만원이라도 줄여볼려고(장학금)노력중인데...
아~~~~ 힘들다... 부담만 팍팍이다. 어쩔땐 내가 이렇게 공부할 상황도 안되는데
공부한다고 책을 들고 설치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둘째아이는 유치원도 못보내고 집에 있다.,.. 애 데리고 공부하려니 머리에서 쥐가 날때가
많다. 결혼 2년후부터 나는 치열하게 살아왔다. 남편하던일이 안되서
몇천 까먹고 달랑 다세대 전세값도 안되는 돈이 전부였다..
큰애 어릴적에 그애 끼고 집에서 알바한다고(컴퓨터 작업)하루에 5시간정도열나게
해도 한달 평군 20만원도 못벌었다. 근데 그걸 벌어보겠다고 애 방치하면서 그렇게
벌었건만,.,,, 남편의 월급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나아진게 없다.
그런저런 것들이 우울증이 오나보다.. 때론 잘 견디는듯...
좀 제대로 안 갖춰 살면 어때... 꼭 식탁은 있어야 하나? 쇼파는 있어야 하나?
커텐은 있어야 하나? 아이들 옷 좀 낡은거 입히면 어때? 외식은 뭐 꼭 해야 하나?
등등등.... 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생각하며 살아오곤한다..
근데 때로는 모든게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것이
수면위로 다 떠오른다.. 그러곤 나를 짖누근다...
남편은 내가 애 둘 키우는 동안 아이들 씻겨준것 5번도 안된다...
주로 11시가 평균 퇴근시간이라는 이유로 육아는 전부 내 전담이었다.
물론 남편이 나쁜사람은 아니고 그럭저럭 착한편이지만.,....
어쩔땐 너무 밉다. 자꾸만 무기력해진다.. 친정이나 시댁에서도 괜히 무시당하는것 같은
기분도 든다.. 친정에선 내가 큰딸인데... 딸노릇도 못하는것같아서
친정가는것도 맘이 편치않고, 명절이건 생신이건 나는 너무힘들게 10만원씩은 드렸었는데,
다른 자식들은 그것보다 많이들씩 드리니 , 괜히 더 위축된다. 다 내 자격지심이겠지......
휴~~~~~~~~~그냥 또 이번에 그냥 저냥 넘기고 지나가면 또 씩씩하게
남들눈 별로 신경안쓰고 열심히 살겠지.... 이놈의 주기적인 우울증...
때론 이게 진짜로 심각한 우울증이 되지않을까 걱정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