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이 미국에 많이 유학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성과가 좋은지는 장담 못합니다.

내가 무슨 통계를 본 것도 아니고, 과학적인 분석을 실시한 것도 아니며, 더구나 교육 전문가도 아니지만, 한 사람의 유학생(MBA)으로서 직접 체험하고 느꼈던 것을 쓰고자 합니다.

첫째, 한국 유학생은 영어를 너무 못합니다. 여기서 영어란, 그냥 단순하게 영어구사력 그 자체입니다. 논리력이나 기타 지적능력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유학생 그룹 중에 가장 하위권일 것입니다. 분명 토플 점수는 기준선을 넘었지만, 그 점수가 족보와 요령을 통한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듣기와 읽기를 반복하여 머리에 새겨진 영어가 아니고 요령을 터득해 얻은 점수이기 때문에 학습에 엄청난 지장을 주게 됩니다.

교과서와 참고서 (진짜 참고서, reference를 의미함)를 빠른 시간에 읽어 내지를 못하기 때문에 학습효과가 지극히 낮습니다. 읽기와 듣기, 즉 Input의 절대적인 양이 부족하여 말하기와 쓰기도 어느 시점에서 늘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콩글리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중국애들만도 못해요.

둘째로 논리력이 매우 딸립니다. 어려서부터 토론 연습이 되어 있지 않아서 맞든 틀리든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떠들고 보는 미국 애들에 눌려서 벙어리 학생이 됩니다. 이건 미국 교실에서는 치명적입니다. 가정교육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말대답하지 못하게 하는 한국 가정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건 또 영어문제와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영어가 모국어나 마찬가지인 이민 2세 학생들도 이 문제는 마찬가지인 애들이 많습니다.

셋째로, 학습동기가 낮습니다. 미국애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공부하는 애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비록 게으르거나 공부습관이 열악해서 성적이 나쁜 미국애들도 교실에서 뭔가 배워 가져가려는데 안간힘을 쓰는 자세는 되어있는 애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효율적이지는 않더라도 뭔가를 얻어가기는 합니다. 그래서 정신 차리거나 공부습관만 고치면 폭발적으로 성적이 향상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습니다. 한국애들은 마치 남을 위해, 또는 무언가 다른 것을 위해 공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애들이 많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공부하는 애들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넷째로, 무조건 외우고 보려는 나쁜 공부습관을 가진 학생들이 많습니다. 점수따기 기계라고 할까요. 그러나 오히려 미국 대학에서의 평가방법이 외우기만 해서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거나 숙제로 해오는데 독창적인 생각을 특별히 중하게 생각하는 교수에게 걸리면 평가가 형편없이 되는데, 그런 교수가 과목마다 심심치 않게 버티고 있습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평가만 못 받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문제는 대학원, 박사과정으로 진학할수록 교수들이 학생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는데, 많은 한국학생들의 지적능력에 대해 빤히 알게 되고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속이 쓰린 일이죠.

자녀 유학을 생각하고 계신 부모님들, 잘 생각하세요.

아이들 학원에서 주입식 교육에 찌들게 하기 보다는, 자꾸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 주세요. 가정에서부터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세요.

당장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어렸을 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세요. 되도록 스스로 창조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활동을 격려해 주세요.

많이 읽고, 많이 쓰게 하세요. 한국 학생들, 책을 너무 싫어합니다. 책을 싫어하는 학생이 무엇을 이루겠습니까.

영어는 영어책과 영어 CD나 tape를 많이 보고 듣게 하세요. 학원비의 1/10도 안 들것입니다.

자꾸 자녀에게만 채근하지 말고 같이 하세요. 부모님부터 가정에서 책과 벗하고 외국어를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 알아서 다 합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입니다.

한국 부모님들이 자녀교육에 투자하는 돈의 1/10 만큼 생각과 시간을 투자한다면 자녀의 교육은 10배, 100배의 결실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남는 돈은 저축하여 노후를 준비하거나, 자녀와 즐거운 경험 (여행 등)을 하는데 쓰시는 것이 훨씬 나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