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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사태


BY 싱아 2007-07-14

 

우리는 항상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

 

'빵과 장미'...어떤 내용일까...사랑얘기..음식얘기..일단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라는 영화를 만든 감독의 작품임을 알고 있었기에,

호기심과 기대,그리고 의문을 갖고 보기 시작했는데...

 

멕시코 불입국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을 담은 영화였다.

엔젤이라는 기업의 계약직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그에 맞서 정당한 대우를 주장하며 목숨을 내걸고 투쟁하는 노동자들...

마야는 언니의 도움으로 빌딩내의 청소부로 취직된다.
주임은 두달치 월급을 자신에게 상납하길 강요한다.
지각을 한 여인이 강제퇴사당하는 걸 보고,
마야는 저모습이 자신의 엄마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고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것에 대한 방도가 있는지를 알아보기위해
그 지역의 노조를 찾아가게 된다....

"언젠간 대학에 갈진 몰라도
다 잃고 나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같이 투쟁을 해오다 자신의 꿈에 해가될까 투쟁을 안하겠다는 친구에게 마야는 이렇게 말한다.
그 친구는 "넌 무엇을 위해 이러는거니?"하며 마야를 다그치고,
"저번에 짤리는 아주머닐 보고 네가 그랬잖아,엄마의 모습을 보는거 같다고!
그래 나도 그랬어,그래서 하는거야!
아픈데 병원도 못가보는 형부를 위해서 하는거고,
16년동안 일했는데도 여전한 언니의 모습때문에...
그래서 하는거야!!"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죠?
월드컵경기장건물내 있는 이랜드계열사의 하나인 '홈에버'매장 입구의 요즘 전경입니다.


투쟁하시는 분들의 얼굴을 전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갇힌지 14일째...
물은 마시고 있는지,밥은 먹고들 있는지,옷들은 갈아 입을수나 있을까...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가...
TV뉴스에서나 잠깐 듣는 소식으로는 도대체 어떠한 상황인지 알 수가 없어,
많은 언론들의 왜곡된 보도를 더이상 믿지 않기에,
직접 투쟁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뵙고
실제 경황을 알고 싶어 찾아간 길...
그들은 30여대의 경찰차량에 꽉 갇혀 머리칼한자락 볼 수가 없었습니다.
'독안에 든 쥐'가 되어,
그들은 자그만 숨통도 틔울 공간없이 사람들과 단절당해 있었습니다.
 
"갇혔어요! 도와주세요!"
 
라는 문구를 애타게 한참 바라보다,
이젠 밥해주러 가지도 못하게 막는다며 눈시울 빨개져 걱정하시던 아주머니의 안타까움을 바라보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물한모금 건넬 수도...
고생많습니다,힘내세요 라는 말조차 건넬수도...
이 상황에서 내가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는 일은 무얼까..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하나 있더군요.
이랜드계열사들의 제품을 안 사는 것!
그들은 '부'를 축척하기 위해
더 많은 '이익'을 쌓기위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가로채가는 짓을 하는거니까,
그런 그들의 부당한 행위에 맞수가 될 수 있는
한 시민,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최대의 권리!
불매!!
 
욕많이 먹은 카르푸가 전신인 홈에버,
두형제가 자수성가하여 이뤘다던 소문에 물건살때마다 찾아갔던 전국 32개의 매장의 킴스클럽마트,
백하점으로 위풍당당한 전국 15개의 뉴코아,
부동산,오피스텔,아파트건축을 하는 이랜드개발,
전국 주요관광지와 도시에 5개의 콘도와 3개의 콘도를 개발 중인 이랜드 레져비스,
11개점포의 '아울렛'을 포함한 전국 20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이랜드월드,
여성복전문점인 200여개의 매장을 가진 (주)데코,300여개의 매장을 가진 (주)네티션닷컴,
e-비지니스사업을 전담하는 이랜드시스템스,
인테리어,광고,웹사업부인 (주)리드,
50여개 가구전문매장을 가진 (주)프란시아,
패션전문쇼핑몰과 이랜드그룹의 온라인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주)리드온...
후아~~~~무지 많네요,덩치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렇담 이 모든 곳에서 비정규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직원수가....어마어마--a;;;
그런 어마어마한 착취를 통해 이런 거대한 그룹,부를 쌓은거겠죠...
근데,
이랜드그룹의 전국 매장들이 하루 폐업을 할때 얻지 못하는 이득은,
그 수많은 계약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였을때 나가는 임금이나 그외 4대보험비용에 비하면
쨉도 안되게 어마어마한 액수일거 같은데.
노동자들을 위한 정당한 대우값은, 그 그룹의 하루총매출에 비하면
'세발에 피'정도나 될까요^^a"
이득에 계산이 빠른 그들로서 어찌 이런 단순한 원리를 무시하고 있는지...
소비자,노동자가 없으면 그들에겐 어떠한 이득도 없다라는 것을 언제나 깨달으려는지...
 
권력에 편승해 노동자들과 소비자들의 눈을 더이상 가리지 말라! 

 


 

투쟁에 참가한 동료들의 이름을 누군가 주임에게 발설하고,
많은 이들이 짤리게 된다.그 배신자가 친언니인 것을 안 마야는 격분하여 언니를 찾아가는데...
"멕시코에선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그랬고!
미국와선 남편이 병이들어 그랬고!
네가 와선 그회사에 널 취직시키기위해 그랬고!
...맨날 그럴때마다 누가 해야해?!
바로 로사!나!내가 해야했다고!
더럽겠지,그래 나도 더러워
한 남자의 아내고 아이들의 엄마인 내가 나도 더러워 미치겠어
하지만 어떻해,그럴수밖에 없었는데..."
마야는 이제서 언니의 말을 듣고, 자신의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 언니의 아픔을 알게 된다...

"우리는 빵과 함께 장미도 원한다!
그 누구도 쉽게 우리에게 그것을 줄리가 없다!
우리는 정직원을 원하는게 아니다.
의료보험을 원한다!
모욕적인 대우가 아니라 정당한 대우받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제
구걸을 멈추고 단결을 할 때입니다!"
 
"정당한 대우!"
"언제?"
"지금!!"
"우린 할 수 있다!"
그들의 투쟁은 결국 승리를 하였다!

 

 

 

당신의 앞길에 피나는 가시밭이 아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빵과

인간으로서 기쁨과 아룸다움을 느낄수 있는...

그런 권리를 위한 투쟁의 앞에

작지만 너무나 어여쁜...

장미 한송이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