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이 워나기 답답한 나는 뭐든 잘도 참고 삵히는 지라 그것이 내가 사는 지혜가 될때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스란히 울화로 자리하는거 같네요.
지난 수년간 많이도 울고 싶었지만 어린 아들녀석 앞에서 .. 그런 모습 보이면 안좋을거
같아 이 악물고 참아 냈는데...지난 주말엔 참아 내지 못했습니다.
낮에 아버지가 다녀 가셨는데 허름한 옷차림이 너무 맘에 걸렸습니다.
아무리 어렵다지만 깨끗한 티셔츠 하나 못사드린것이 참, 나쁜 딸년이다 ..맘이
져리고..또그렇게 다니시는 아버지께 괜스리 화도 나고..
엄마와 사이가 점점 더 나빠지시니....칠순이 코앞인데 어찌 저리 자식들 맘 아프게 하시
는지 너무 원망스럽고...아버지 가시는데..정말이지 월급날이 코앞이라 만원짜리 한장
있는걸 아버지 주머니에 넣드리면서 -아버지..엄마랑 좀 잘 지내세요..- 하는데
-내가 더이상 어떻게 해야되냐?- 하시는데 죽도록 답답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다보니 다 예민해지고 ...
밤 12시가 다 되서 엄마가 아버지 꼴보기 싫다고 집에 오셨는데 어지그리 밉고 싫은지
차마 얼굴을 바라볼수 없었네요. 그랬더니 서운했는지 쌩 ...다시 나가시는 겁니다
잡지 않았습니다. 40년을 다투시는 부모님..
이젠 신물이 납니다. 지치지도 않으시네요..
이젠 더이상 어린시절처럼 부모님 싸우시면 말리고 양쪽 왔다갔다 하면서 다독거리고
그러기 싫습니다.
이젠 손자도 있는데 ,,,그 오랜 세월 아직도 양보가 안돼고 포기가 안되는 너무도
이기적이신 두분...
복도에 서서 한참을 울고 또 울었습니다.
화가나고 분해서 ...
불쌍하고 가련해서 ...
너무도 미워해야 하는데 미워할수 없는 내가 미워서..
며칠전 비쏟아 지는날 아버지 흠뻑 젖은 운동화...
방학인데 머, 제대로 놀아주지 못한 아들놈도 가슴에 어리고...
텅빈 냉장고... 모든것이 혼란스럽고 비참했습니다
늦게 돌아온 남편.. 왜그러냐며 친정에 무슨일 있냐며..친정 아님 속상할일 없는걸 아느
지...그것도 참 자존심이 상하더군요.
그래도 열심히 다독여 주면서 -내가 더 잘할께...
다 돈이 문제다.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장인 장모님이랑 다 같이 큰집에서 살자! -
그러 더군요.. 고마운 얘기 지요... 그렇지만 남편앞에서 당당하게 살고 싶지..
이런식으로는 정말 싫습니다.
그래도 실컫 울고 나니 좀 나아요...참는게 다는 아닌데 참. 미련합니다
담날 아침에 아들녀석이 꼭 안기면서 -엄마, 어제 많이 슬펐지?- 하더니 우는겁니다
역시 아이앞에선 참, 조심스럽네요.
무슨일인가 어린것이 걱정 스러웠는지...코끝이 쌩 해지는걸 꾸욱 참고
-아니야.. 오늘은 너무 기분 좋다..- 했지요..
A형.. 둘째.. 물고기 자리.. 바보.. 의지박약..40이 코앞인데...
철도 들기전에 엄마가 되고 ... 그렇게 대책없이 나이만 들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