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오직 앞만보고 살았습니다.
엄마가 된 뒤로는 고 이쁘디 이쁜 녀석 키우는 기쁨에 부족하고 어려운일들 다 눈질끔 감고
11년을 그렇게 달려왔네요.
그래도 엄마이기전에 여자인지라 최소한 남보기에 추접하지는 않도록 신경썼지만
백화점 가서도 늘 땡처리 . 오천원 .만원 넘는거에는 눈길도 주지않고 ...
욕망을^^ 누른채 살다보니 참,,,어디 외출할일이 생기면 너무 우울 ,참담, 한숨...
내가 왜 이리 됐나. 외벌이 남편 측은한 맘에 나도 모르게 ,본의 아닌 알뜰한 아줌마가
되서 살다보니 ,,옷장을 열면 티셔츠 쪼가리들 뿐이네요.
근데 이젠 나이도 40줄에 아이 학교라도 갈라치면 이건 참, 선생님의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싶어 정말 굳게 맘먹고 제대로 외출복 한벌 사자 하고 나서면 결국 빈손으로 우울하게
돌아옵니다. -아이고, 이돈이면 한달 식비다..- 어쩌다가 내자신에게 쓰는돈은
너무도 아깝고 죄의식이 들정도가 됐는지...
근데. 며칠전부터 시어머니께서 아는 곳에서 왕창 세일 한다며 한번 나오라고 하시는겁니다
아무리 옷이 궁해도 늙은 어머니, 용돈도 재대로 못드리는데 가면 또 미안해서 결국
내가 계산하게 될거 같아 몇번을 거절했는데..아침에 또 나오라고 전화를 하셔서.
결국 나가게 됐는데 아주고급브랜드의 본사 아울렛 매장이더군요.
어머님 왈... 너그 아버지가 가는 어째 젊은애가 그리 옷이 추리하냐..쓸만한놈으로
돈걱정말고 사주고와라....하셨다고.
고마운 마음에 앞서 얼마나 빈티스럽게 하고 다녔으면 칠순노인 눈에 추리했을까..
참, 민망스럽더만요.
암튼 결혼 이후 첨으로 제대로 된옷을 신랑도 아닌 시어머니가 사주셨네요.
골라주신 옷을 싸우다시피 몇벌을 빼내고서도 한보따리....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암튼 맘이 무겁고 편치 않았죠.
사건은 그날밤입니다.
신랑한테 얘기 했더니 완존 오버를 하면서..
노인네가 사준다고 따라가서 속없이 그렇게 많이사고 완전 한심하다는듯이..
서러웠습니다.ㅠㅠㅠㅠㅠ
결혼하고 처음으로 시부모님이 사주신 옷... 아울렛이라서 백화점가믄 한벌값밖에
안되는데...내가 이정도 자격도 없는건가..
지름신 강림해도 어금니 악물고 나를위해 카드한번 긁어 보지 않았건만..
나를 포기하고 가족에게 양보하고 희생하는거 결국 내 자존감만 떨어뜨리는일인가..
뒤죽박죽 회한이 밀려와서 참 처음으로 울어본거 같네요.
내참, 내가 잘못 살아온것만 같습니다.
앞으로도 나는 여전히 몇천원짜리에 시선이 가겠지요.
비는 내리고 조금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