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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문국현 후보 아내의 BMW(Bus,Metro,Walking)


BY 에헤라디야 2007-09-17

1편 : BMW를 사랑하는 소박한 여인 


 박수애 여사와 만나기로 한 장소는 서울시 중구 정동의 한 카페. 그날도 그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부터 BMW를 이용해 약속 장소에 찾아왔다고 했다. 알다시피 여기서 BMW는 버스(Bus), 지하철(Metro), 도보(Walking)의 준말이다. 문국현 후보는 자신의 부인에 대해 "알뜰한 환경운동가이며 자가용도 없이 지내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앓고 난 뒤에야 자가용을 샀지만 잘 타지 않고 평소 BMW를 애용한다"고 소개하곤 했다.


 먼 곳까지 오시느라 힘드셨겠다는 인사말에 그는 "지하철 역으로 스무 정거장 정도인데 안 멀어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자택에서 지하철 역까지는 10∼15분 정도 걸어야 한다고.



 "걸을 때는 일부러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생각을 많이 해요. 걷는 길에 숙명여고, 대도초등학교, 중대부고를 지나가게 되는데 학교 담장 위로 꽃을 피운 나무들이 너무 예뻐요. 요즘은 능소화가 한참이에요. 아파트 단지에 있는 배롱나무와 목백합도 얼마나 이쁜데요."


 그는 나무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었다. 어디에 어떤 나무가 있는지 기억하고 다니면서 안부를 묻곤 한다고. 자연을 사랑하는 따스한 마음이 나무 심기와 숲 가꾸기에 힘 쏟아온 문국현 후보 못지않음이 느껴졌다.


 "젊은 사람들 눈엔 나무가 잘 안보이겠지만 나이 들면 나무가 보여요. 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면 때론 마음이 아프기도 해요. 아파트 단지 화단의 나무들은 대부분 산에 자라던 것을 파와서 심었을 텐데, 그 나무는 식구들 친구들과 헤어져 멀리 떠나와 낯선 곳에 뿌리도 깊이 못 내리며 힘겹게 살아가야 하니 참 불쌍하죠."



 


▲취미는 산책, 즐겨 찾는 식당은 4000원짜리 백반집


 


 그의 취미는 산책과 등산이다. 뭇 강남 `싸모님'들처럼 자가용 끌고 다니며 골프장 드나드는 일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지영이 아빠'(지영은 큰딸 이름. 평소 박 여사가 문 후보를 부르는 호칭)가 환경운동을 하고 골프도 안 치기 때문에 저 역시 골프 배울 생각은 꿈에도 안 했죠. 그러고 보니 친한 친구들도 모두 골프를 치지 않네요."


 고교 동창들의 소모임인 `세월회'와 함께 한달에 한번은 북한산을 오른다.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는 어김없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3호선의 양 끝인 도곡역에서 구파발역까지. 세월회는 매달 셋째주 월요일 만나는 모임의 준말이란다. 가장 좋아하는 친구와는 올림픽공원을 자주 걷는다고. 공원을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매번 구내식당에서 4000원짜리 밥을 사먹곤 하는데, 그 밥이 너무 맛있다며 소탈하게 웃는다.


 문 후보와 함께했던 기억에 남는 데이트 경험을 묻는 질문에도 산책 이야기를 풀어놨다.


 "3년 전 어느 날, 남편은 일이 많아 밤 12시 에 퇴근했는데 딸들이 동대문 의류상가를 구경하고 싶다고 하자 피곤한 내색도 없이 바로 온 가족이 같이 놀러가자고 하더군요. 두 딸은 의류상가에 데려다 주고 다시 만날 약속 시간을 정한 뒤 우리 부부는 남산으로 가서 공원을 산책하며 데이트를 했죠. 지금도 그 날의 경험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잠자는 자가용, 두 딸은 운전면허도 없어


 


 박수애 여사에게도 자가용이 있기는 하다. 4년 전 류머티즘성 관절염으로 큰 고통을 겪은 뒤 비상시에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005년 차(NF소나타 2.0 기본형)를 샀다고. 그러나 운전을 한 기억이 많지는 않다. 특히 자신을 위해 운전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는 "걷고 지하철 타기 좋아하는 주인 덕분에 제 차는 주차장에서 잠만 많이 잔다"며 "올해 81세인 친정아버지께서 가끔 바람을 쐬고 싶어 하실 때 차로 모시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 대신 딸들이 차를 자주 쓰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80년생, 84년생, 두 딸 모두 아직 운전면허증도 따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모전여전(母傳女傳)'이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두 딸은 `잘나가는' 아버지를 두었지만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지하철 인파 속으로 사라진 그녀



 


 인터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다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교통카드를 충전한 뒤 5호선 서대문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퇴근 시간이어서 지하철 안에는 무척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3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종로3가역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지하철 자주 탄다면 차량의 어느 칸에 타야 갈아탈 때 적게 걷는지 알고 계시냐고 물었다. 그는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을 자주 이용하는데 2호선 교대 역에선 머리 부분에 타야 3호선을 갈아탈 때 가깝다"고 답했다. 곧 3호선 수서행 차량이 도착했다. 이제는 헤어질 시간. 떠나는 지하철 안에서 그는 창밖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어줬다. 열세 정거장을 타고 가 도곡역에서 내린 뒤엔 익숙한 거리를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지난 1978년 결혼생활을 시작한 뒤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도록 파출부를 단 한번도 써본 적이 없다는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