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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데모


BY 고관대작 2007-09-23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집도 치우지 않고 컴 앞에 앉아 있다.

내일 모래가 추석인데 고향에 가기가 싫다.

지난번 어머니 돌아가시고 장례식 때

반쯤 죽다가 살았다.

 

큰 동서는 삼호도 지내지 않고

도망쳐 버리고

작은 동서는 씨앗인가 뭔가

심는다고 밖으로만 빙빙 돌고

부엌에는 얼씬도 안한다.

 

나만 혼자서

제사상 차리고

7남매 밥상 차리고

 

또 큰 시누는 가관이다.

제사상에 뭐가 빠졌네.

뭐가 빠졌네 하며 잔소리가 많다.

아니 내가 원더우먼도 아니고

워처케 하라는 것이여

 

날고 뛰고 기고

장례식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집안에서는

부조금 때문에 싸움이 대판으로 벌어지고

깨진 병쪼가리는 이리저리

이것 수습 저것 수습

똥줄 싸는데

나만 동네북이 되어

신세가 왜 이리 되었는고

 

시댁은 잘해 주면

사람을 바보로 여긴다.

장례식 치르고 서울 올라 오니

입술에 진물이 줄줄

피부과에 가니 오래 간다고 한다.

 

한 달을 진물 질---질 -----

흘리며 직장에 나갔다.

보는 사람 마다 인사다.

입술이 왜 그래요.

 

정말 혼자서 원더우먼

하려다가 그랬네요.

하며 웃는다.

 

그래서 이 번 추석에는

제사고 뭐고 참석 안한다.

지렁이도 꿈틀 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작정했다.

 

요리 뺀질 조리 뺀질

뺀질이들 끼리 모여

제사 한 번 잘 지내 봐라.

 

나는 지금 데모 중이다.

지렁이 데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