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31

도닦기 2


BY 티티새 2007-11-01

시동생의 아이들을 데려와 같이 지낸지 벌써 보름이 넘어가네요.

하루하루가 바쁘고 부산하여 정신없지만 녀석들이 잘 지내고 학교가서도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생활하는것 같아 나름 기쁩니다.

근데 역시나 문제는 있었더랩니다.  엄마는 없고 아빠는 만날 술취해 지내고 , 지들끼리

있었을때 컴퓨터와 티비를 끼고 살았나봐요.

우리집은 다른건 아이들에게 비교적 자유롭게 해주지만 티비보는것과 컴퓨터하는 시간

만큼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요.

그래서 처음에 데리고 왔을때 컴퓨터는 주중에는 숙제가 있을때만 하루 한시간 정도

하고, 그 대신 주말에는 한시간 30분씩 게임이나 홈피관리 해도 되고, 티비는 9시뉴스와

오락 프로 하나정도 봐도 된다고 하였지요.

근데 요녀석들이 학교갔다와서 간식먹고 학원다녀와서 저넉먹고 나름 일과가 끝나면

숙제도 해야하고 공부도 해야할텐데, 한놈은 컴퓨터 주변을 배회하고 다른 녀석은 티비앞

에서 얼쩡대니 참 안되겠다 싶더라구요.

지난 주말에는 남편더러 이점에 대해서 상의하고 아이들한테 잘 타일러보랬더니

남편이 얘들데리고 잠시 방에 들어가 이야기 하고 나와서 이제부터 매일 한시간 정도

큰애는 자기가 수학을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내년에 중학교에 가야하는데 컴퓨터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나서 수학과 영어 점검을

해봤더니 큰애는 수학이 심각한 수준이고, 영어는 그럭 저럭 하는 수준이니 지금 다니는

학원은 별 소용이 없을것 같으니 관두게하고, 자기가 하고 싶다는 영어 어학원에 가게하는

게 좋을것 같다는 내용이였어요.

그리고 작은애는 아직 5학년이고 태권도를 좋아하니 지금 하는데로 태권도 학원과 글쓰기

교실에 계속 가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원래 우리얘들도 보습학원에는 가본적이 없고 영어 회화와 피아노만 전문 선생님께 배우게

하고, 수학은 평소 남편이 꾸준히 가르쳤는데 곧잘 하고, 그 밖의 과목은 학교 수업 잘듣고

시험때는 남편과 내가 번갈아 특별 과외(?)를 해주었지요.

고맙게도 남편이 동네에서도 소문난 땡돌이인지라 별일이 없는한 6시면 집에 오니까

가능한 일이었지요.  어쩔땐 귀찮은 적도 없잖아 있기도 하지만 ,집에 일찌감치 와서 딸래미

끼고 식구들과 밥먹고 지내는게 본인의 취미 생활의 일부라니 뭐 어쩔수 없지요.

 

여름날 해가 길적엔 저녁밥숟갈 빼자 마자 딸래미 끌고 온갖 운동 도구, 즉 야구 방망이

줄넘기 , 농구공등을 가지고 근처 초등하교나 공원으로 나갑니다.

이제 5학년인 늦둥이 우리 막내딸이 선머슴아처럼 된 것에는 남편이 책임이 크답니다.

이점에 대해 번번히 바가지를 긁어 보지만 쇠귀에 경읽기 인지라 포기 하고 그려러니해요.

우리 막내딸이 변변한 친구들이 죄다 남자얘들밖에 없다는것과 , 맨날 바지만 입고 학교끝

나고 주로 땅바닥에서 뒹굴다 와서 꾀죄죄하고 땟국물이 줄줄 흘러 집에 돌아와서 그렇지,

예쁘고 공주처럼 키워보려했던 내 꿈은 예저녁에 박살난것 이었지요.

 

하여튼 앞으로 컴퓨터와 티비보는 사건이 우리의 희망대로 조정이 되어질지 모르겠지만

잘안되더라도 계속 타일러봐야 겠지요.  지들 속으론 테레비도 맘대로 못보게하니 큰엄마

와 큰아빠가 야속한 생각이 어찌 안들겠어요.

어제는 서로 다투다가 작은애가 큰애를 머리로 들이받아 코피가 나서 난리가 한바탕 났어요.

이상하게도 코피가 멈추지 않고 어찌나 뭉쿨뭉클 나오던지 , 응급실에 데려가야 하나 허둥

대던차에 남편이 의사인 친구한테 전화해서 하라는대로 하니 한참만에 멈췄답니다.

옷도 다 버리고 침대 시트에도 묻고, 생전 그런 일은 처음 보는지라 저도 당황해서 혼이 나

가는줄 알았어요.  작은애는 그러고 나니 주눅이 들어 움츠려있길래 꼭 한번 안아주고

' 형 죽는알고 혼났지?' 하니까 고개를 끄덕끄덕 합니다.

 

지 엄마는 얘들이 우리 집에와서 지내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전화 한통이 없어요.

때론 야속한 생각도 들어서 밉기까지 합니다.

시동생도 어쩌면 그럴까요.  입원해있는 병원에 전화해보니 치료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하

기도 싫어하고 하루 답배만 두갑을 피운다네요.

환자려니 생각하지만 한심하기만 합니다.  이제 면회 금지 기간이 넘었으니 남편과 한번

찾아가봐야 하겠지요.  어서 빨리 치료가 되었으면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는군요.

이이고 내팔자도 이쯤되면 ... 유구무언입니다.  그야말로 도를 닦고 또 닦으며 살아야하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