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병원가고 약먹는걸 끔직히 아니
무슨 아파서 먹는약을 쥐약처럼 싫어한다
결혼하고 오년내내
아파서 약먹는걸 거의 본적이 없다
난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에
아프면 나 스스로 참거나
약을 사서 먹어야했다
손에 동상이 난적도 허다했고
콧물질질 흘리면서 시험본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만큼 난 스스로 날 챙겨야했다
남편은 반대로 늦둥이로 태어나 누나들에게
업혀 자라서 그런지
누굴챙기는덴 익숙치가 않고
살아보니 막내티가 줄줄 흐르는 사람이다
덩치만 컸지
참 선볼 때도 그렇게 말주변이 없어서
답답해보였는데
어쩌다가 내가 이사람과 엮였는지...
아무튼
일년내내 메리야스와 반바지로 생활하는 남자
이불은 덮으라고 있는게 절대 아니며
툭하면 마루나가서 자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집이 우풍이 세서 그런가
둘다 감기에 심하게 걸렸는데
난 모유수유중이라 그리고 애둘데리고
병원가기 뭐해서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식은땀 흘려가며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애들도 어리고
남편은 항상 늦게 퇴근이라 힘든데
여지없이 또 시아버님의 전화가 주말에 온다
한번도 아니고 여러번이다
할 수없이 또 애들 짐보따리 기저귀보따리
챙겨가는데
(이사람 아무리 아파도 시댁에 안간다는 소리를 못한다)
하루왠종일 잠만 자는데
참 마음이 그랬다
난 아무리 아파도 시댁이라 편하지도 않고
어린애들을 봐야하기에 쉴 수도 없는데
당신은 참 마음이 편해서 좋겠수
약을 대령해도 먹지도 않거니와
생각해서 따끈한 국을 해줘도
입에도 잘 안대고
긴옷 입으라고 줘도
됐다며
메리야스만 다시 입고 자고
춥다고 해도 방문을 벌컥 열고자고
아유 정말
다 큰어른이 세살짜리 딸만도 못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아픈사람 얄미워 때려주고싶은 생각까지
드는건 왜일까
그러면서 자면서
추워 추워 ~~~~~~~~~~~~~~~~~~
참 당신 미련곰탱이다
어쩌면 답답한 어머님을 뺴다 박았을꼬
숫제 아프면 병원 다니시고
운동하시고 좋은 것 맛나는것 챙겨먹는
시아버님을 뺴다 박지
어쩜 그리 답답한 어머님을 빼다 박았을꼬
내가 정말 옆에 있기 답답해서
속이 터질 것같다
뭐 작은아주버님은 심각한 비만이라
수면 무호흡증이 걱정되는데
아무리 어머님과 형님이 수술을 하든지
운동을 하라고 해도 꿈쩍도 안한다고...
와 다들 고집이 대단하시네...
그런데 내가 하고싶은 말은
가끔은 약도 도움이 될 때가 있고
가끔은 남의 말
특히 마누라말은 들어서 나쁠 것이 없으며
가끔은
나말고 다른사람도 챙기면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도 만끽하라 말이지
난 당신 어머니도 아니고 당신누나도 아니고
솔직히 나한텐 어머니나 누이처럼
그렇게 당신이 끔찍하게 이뻐보이진 않아
당신 나아플때
약을 사다줘봤어 죽을 끓여줘봤어
일년가야 장모님께 안부전화를 할줄아러
(난
시댁에 주말마다 거의 가지?
그것도 자기 쉬라고 가는건데도 고마운것도 모르지 이사람아?)
솔직히 당신이 아픈데
이럼 나 벌받을라나 고소하기 까지 했어
아니 당신이 철인이야
이 한겨울에 메리야스 팬티차림인데 감기가 안걸리게...
내가 또 멀쩡했으면
또 모르지만
나도 요즘 아파
내가 아파 아파 표현을 잘 안해서 그렇지
밤에 기침하느라 수유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자
어차피 당신 육아에 참여못하니까
제발 당신만이라도 자신을 챙겨...
난 애둘챙기기도 힘든데
당신까지 내가 챙겨야겠어?
내가 또 멀쩡하면 말을 안해 ...
당신 내가 아프면 눈하나 꿈쩍안하지
당신집보면 알겠더라
아들이 그렇게 감기몸살로 아픈데
왜 젊은놈이 아프냐며
타박하시는 시아버지
오히려 아프다면 화를 내는 집안분위기더라구...
그래도 난
죽도 끓여대고 밤에 이불도 덮어주고
시원한 국물의 국도 끓여주고
생강차 모과차 유자차 등등
해줄건 다 해줬으니까 이제 당신몫이다
제발 아프면
옆에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병원 좀 가라 병원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