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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에 서방질하면 이렇게 된다.


BY 사도 2008-02-23

홧김에 서방질하면 결국 이렇게 된다. 그래서 아무리 화가 나도 서방질만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게 이른바 '부부윤리'라는 거다.

이명박 당선자가 뽑아놓은 인사들의 면모를 보라. 저게 바로 mb의 정체성이다. 그럴 줄 모르고 mb를 찍어주었다면 그건 당신의 무지 탓이고, 알고도 찍어주었다면 당신도 저들과 공범이다. 그러니 찍어준 이상, 이명박의 인사스타일에 딴지 걸지 말라.

흔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면서 사회지도층을 '윗물'에다 빗대곤 하는데, 이는 절대왕정시대의 관점이다. 현대 민주공화정 시대엔 '국민'이 곧 '윗물'이라는 말이다. 제왕 및 관료와 국민의 자리가 뒤바뀐 것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명제와 맞아떨어진다.

2007년 12월 19일의 선택은 국민들의 손으로 이루어진 최종적 결단이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대로 말이다. 여기서 모든 권력의 원천으로서의 국민은 이른바 '윗물'이고, 그 윗물이 선택한 인물이 이명박 당선자인데, 그 당선자와 인선한 인물들이 부패한 인물들이라면, 오염의 주범은 논리필연적으로 국민인 것이다.

소위 홧김에 서방질한 무지리들이 흔히 내뱉는 말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에서 구해준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네." 하면서 그들의 이명박 지지를 변증한다. 속좁은 마음으로 보자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4강에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축구수준이 4강인 줄 착각했다. 하지만 진정한 세계4강으로 인정받으려면, 그 이후에도 그와 비슷한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 이후 한국 축구의 성적은 어땠나? 2002년의 4강은 돌출된 이변이었을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에서 구해낸 국민의 힘도 2002년 월드컵 4강의 추억과 같은 맥락이다. 이를테면 반짝 승부에서 보여준 반짝 실력 외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걸 가지고 우리 국민의 민주의식이 대단했노라 자부하는 것은 한마디로 코메디다. 국민의 수준이라는 게 번개불에 콩 볶는 식으로 뚝딱할 수 있는 게 아닐 뿐더러, 그건 순전히 거품이다.

자유민주주의는 개나 소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전세계 나라들 가운데 민주주주의다운 민주주의를 누리는 나라는 열 손가락에도 못 찬다. 우리의 민주의식과 역량이 얼마나 형편없는 수준인가는 지난 대선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우린, 민주주의 할 자격없다. 좀더 피를 흘려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명박 정부의 등장은 우리의 현주소를 검증할 기회요 거쳐야 할 통과의례인 것이다.

난, 논술강의 시간에 현대민주주의편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성질 급한 놈은 민주주의 못 한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전봇대를 뽑는 힘이 아니라, 전봇대를 뽑는 방식이다. 우린, 그걸 배워야 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히!"

게임은 끝났다. 칼자루는 이명박 당선자가 틀어쥐었다. 탄핵을 꿈꾸는 자들도 있겠지만, 그러자면 탄핵결의할 만한 의석수를 가져야 하는데, 그걸 확보할 자신은 있나? 설령 있다 할지라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헌재를 접수할 자신은 있나?

그래서 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난, 우리 국민의 저급한 민주의식에 입맛을 잃었다. 왜 죄없는 나까지 덤으로 이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