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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채널을...


BY 돌리고파 2008-03-15

동서가 셋있습니다.

동서가 아니라 시모 수준입니다.

 

엄청 드세고 목소리 크고....

막내동서 시모에게

"00 엄마가 지랄 하잖아!"

00 엄마는 셋째 동서를 말합니다.

 

이 막내동서 둘째 동서 없는 자리에서는

"모자라, 모자라."

거의 등신 취급합니다. 물론 있는 자리에서는 가장 친한 척.

 

첫째에게는

"그건 할 짓이 아니네. 그게 할 짓이야!"

하고 다그치고....

 

막내는 시모 앞에서 손윗동서를 <지랄한다>, <모자란다>는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그 정도로 드센 사람이고, 셋째 동서 또한 만만찮게 억셉니다.

셋째 동서는 장사를 하고,

막내 동서는 공무원(구청 계장이랍니다.).

 

셋째는 드세게 소리 지르고 말하는 게 요즘 말로 싸가지 없지만

마음은 순수합니다.

오히려 공무원인 막내 동서에게서

장사꾼 냄새가 엄청 심하게 납니다. 이건 저만 느끼는듯.

제 남편을 제외한 다른 가족(특히 시모)들은 엄청 똑똑하다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말 잘하고(장사꾼처럼 속내 숨기면서), 돈 잘 내놓고,

잘잘못 잘 따지고......

 

그래서 셋째가 막내에게 밀립니다.

 

시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 상주 이름 나오는 전광판에

네 아들 이름 다음으로 유일하게 막내 동서 이름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막내 시동생이 자기 마눌 손님 많이 온다고 넣으랬답니다.

 

전광판 밑, 컴터로 뽑은 상주 명단에도 네명의 아들 이름과

그녀 이름만.

큰 시누(형제 중 가장 윗 사람)가 와서

"이 집안 며느리가 000뿐이냐? 왜 막내 며느리만 넣었냐"

하시니 사무실에 가서 나머니 며느리 이름도 첨가. 전광판은 그대로....

 

나서기 좋아하는 막내.

우선 먹기엔 곶감이 달다고

무슨 일만 있으면 그런 막내에게 연락해서 나서기 좋아사는 막내가 모든 일을 휘젓게 만드는 시모.

(시모는 외며느리셔서 동서들 관계라든가, 위계질서 따윈 전혀 상관 안함. 하지만 자신의 여동생들이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몇 년 씩 왕래 안하고 그 동생의 아들이 명절에 과일 사들고 인사오면 오지 말라함.)

 

시모는 돈을 엄청 좋아하셔서 돈 주고 아부하는 며늘이 최고.

그러다 보니 돈 많이 내놓고 세상 바른 이치 혼자만 알고 있는 막내동서와

친정이 엄청 부자라는 둘째 동서가 가장 예쁩니다.

 

제가 형제중 가장 가난한데 친정에 간다 하니

"그럼 네 친정엄마 용돈 드려야 하잖아?"

합니다.

가난한 네 형편에 그럴 돈이 어디있냐는 뜻인데

그러면서 당신은 제가 드리는 돈 따박따박 다 받아 챙깁니다.

 

저는 속으로만 말하지요.

당신께도 드리잖아요. 제가 당신 아들 보다 더 많이 버는데

친정 어머니 용돈 당연 드려야지요.

그걸 왜 어머님이 참견하세요.

 

시모께선 시골에서 참깨를 대놓고 사시는데

그 참깨집에 슬리퍼 사신으라고 5만원을 팁으로 줬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위에 열거한 것은 아주 작은 일상에 불과해서 남편은,

"네가 그들 만나면서 상처 받는 거 싫으니까 그들과 인연 끊고 우리만 잘 살자. 집엔 나 혼자갈게"

합니다.

 

그게 옳은 일이 아니란 걸 알면서 비겁하게도 남편 말을 따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