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만상에나 도대체 나같은 친정을 둔 사람이 또 있을까
솔직히 결혼해서 속이 후련했다
엄마의 징글징글한 잔소리 안들어도 되고
게으른 오빠들 빌빌대는 꼴도 보기 싫었고
그런데 결혼해서도 친정이 나의 발목을 이렇게 잡을줄은 몰랐다
사람은 다 자기가 제일 중요하고
자기일이 제일 크게 느껴진다지만
우리엄마눈엔 정말 우울증인 큰오빠
세상에서 제일 애지중지하던 큰오빠밖에 안보이나보다
사실 작은오빠와 난 잡초처럼 키웠다고 한다면
정말 큰오빠는 온실속 화초처럼 키웠다
엄만
어릴때부터 쭉
내 감정은 아랑곳않고 엄마의 힘든 점을
시시때때로
내가 아프거나 말거나
내가 임신하거나 말거나 애를 낳거나 말거나
전화로 또는 만나서
나에게 다 쏟아놓는다
성격이 폐쇄적인 부분이 있어서
피해의식이 많아서 남을 못믿고
심지어 요새는 친척들과도 연을 끊다싶이하고
친구들도 잘 안만나고
(친구들도 몇 안되지만)
그러니 내가 제일 만만한 것도 아는데
어제는 시댁갔다오고 피곤해서
어린애들이나 보면서 쉴려고 했더니
(애들때문에 쉬어도 쉬는 것같지 않지만)
아침댓바람부터 친정엄마 출동이었다
속으로 또 뭔일 났구나 싶었더니 역시나
작은오빠랑 생활비 문제로 싸우고
배신감 느끼고
이제 완전히 연을 끊겠단다
그 싸가지가
이제 꼴랑 생활비 십만원만 준단다
사실 따로 살다가 엄마가 오빠가 말라간다며
생활비 받고 밥해주겠다고
다시 들어오라 했는데
일년 같이 살고 사단이 났다
엄만 이제 길에서라도 작은오빠 만날까
(그런데 이넘이 상당히 싸가지가 바가지긴하다)
치가 떨려 멀리 지방으로 숨어살고
안보고 산다고 하는데
정말 할말이 없다
그러면서 우울증걸린 큰오빠만 불쌍하다고 그러신다
엄마랑 멀리 떨어져 사는건 생각도 안했는데
그냥 집팔고 가까운데로 이사가시라고 했는데
고집이시다
결혼전엔 직장다닌거 거의 생활비로 드리고
결혼후엔 매달 용돈 드리고
장보는 것 대드리고
그렇게 나름대로 열심히 했건만
이젠 정말 나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엄마랑 큰오빠 불쌍도 하고
이제 멀리 이사가면 일년에 몇번 못볼것같고
한편으로는 멀리 이사가면 신경좀 덜쓰려나
(난 정말 지금 애들키우느라
머리에서 김나고 몸이 여기저기 많이 아프다)
싶은게 정말 머리가 복잡하다
나같음 돈없으면 아무일이라도 할 것같은데
저렇게 집구석에만 있으면서
지인들에게 기대하고 실망하고
연락끊고 원망하는 엄마가 난 이해가 안간다
십년도 넘게 아무것도 할 생각없이
집에서만 보내는 엄마랑 큰오빠가 난
정말 답답하고 이해가 안간다
누구에게 얘기할 수가 없으니 같이
친정일 분담하고 상의할 여자형제하나 없는게
더 답답하다
이제 작은오빨 다시 내보내고 둘이서 멀리 간다는데
(아파트 팔고 열립으로)
따로 주무시라고 해도 꼭 마흔넘은 아들하고
주무시는 것도 난 이해가 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