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끝자락,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10년 남짓된 방 세개짜리 복도식 25평 좁은집이네요.. 이사온지는 언 반년을 넘어가고 있는데, 요즘 새로운 스트레스 때문에 짜증이 나서요..
엘레베이터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각각 3집씩 사는 그런 구조인데요.. 저는 맨 첫집에 삽니다. 저희 바로 옆에는 60대 노부부와 아들, 며느리, 손자.. 이렇게 2대가 살고요.. 그 옆에는 점잖은 중년부부죠..
여기는 중랑천이 가까워 집집마다 자전거가 다들 있네요.. 저희도 한대 있습죠.. 거의 모든집들이 자기집 현관옆에 세워둡니다. 저희도 그랬구요.. 이사온지 얼마 안되 옆집 할머니가 자기집 돌지난 손주가 자꾸 자전거를 만진다면서 다칠지도 모르니 저희보고 자전거를 치워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보아하니 저희집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집이 다 그렇고 더 웃긴건 자기네도 자기집 현관에 떡하니 자전거를 세워놓구선 저한테 그럽니다. 자기네건 잘 묶어놨다면서 저희보고 잘 묶어놓질 않으니 애가 잡아당긴다네요.. 짜증이 확 치밀었지만, 그래도 옆집사람과 언짢게 지내는게 싫어서, 또 우리집이 바로 첫집이니 걸리적 거릴수도 있겠다 싶어서 꾹 참고 치워줬습니다.
그 할머니네는 아들며느리손자 까지 같이 사니 군짐이 많은지 배란다가 아주 밖에서 보기에도 꽉차보이고, 배란다에 빨래를 널수 없는지 복도에다가 건조대를 놓구서 빨래를 넙니다.. 빨래만 너는것이 아니라 재활용도 모으고, 커다란 고무들통도 내놓고, 사과박스 두개에 고추 상추도 키웁니다.. 더욱 경악할만한것은 에어콘 실외기까지 내놓았더군요.. 여름에 에어콘을 틀면 윙윙 소음과 더불어 복도에 뜨거운 김이 확확 나오는데 정말 짜증이 얼마나 나던지..
관리실에 말할까 생각도 했지만, 그래.. 좁은데서 여럿이 살려면 힘들겠지.. 하는 마음에 걍 참았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제가 짜증이 난것은 이번 일이네요..
저희는 남매를 키웁니다. 아이 자전거가 있네요.. 자전거를 이번에 현관문 옆에 놔뒀습니다. 세발 자전거라 부피 별로 안 크네요.. 다른짐 하나도 없고, 현관옆 작은방 창문밑에 세워뒀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이 할머니 현관문을 팡팡 치더니 저더라 자전거를 치워달라네요.. ~~~~~~... 역시나 자기네 손주가 다친답니다.. 그 집은 항상 현관문을 열어두는데, 애가 자꾸 자전거에 올라타서 다칠뻔 했다면서 애 옷깃을 들추면서 여기 봐라.. 이래 긁혔다.. 해가면서 저보고 아주 큰일날뻔 했다는둥.. 다쳤으면 어쩔뻔 했냐는둥.. 하는데 저... 그냥 거기서 속된말로 뚜껑이 열렸습니다.
저 그동안 참았던 말 다 터트려 주었네요..
<이것 보세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저희 달랑 이 자전거 하나 세워놨는데.. 치워달라구요? 그럼 그쪽집부터 그 복도에 짐이나 치우고 말씀하세요.. 애가 다친다구요? 그럼 현관문 닫고 사셔야죠.. 애 키우는 사람이 애를 단속해야지 저보고 자전거를 치우라뇨? 자전거만 없으면 현관문 열어놔도 애가 나가서 안 다칩니까? 그리고 복도에 빨래널고 쓰레기 모으고.. 고무통에 고추상추 키우고.. 에어컨 실외기까지 두는집이 어디 있습니까? 제가 그동안 옆집 사는 처지에 좋은게 좋은거라 별말씀 안드렸는데.. 정말 못참아 주겠네요..... ..............>
뭐 대충 이런것 같은데.. 생각할수록 그래도 화가 나네요..
제가 이웃간에 심했습니까? 이 할머니 앞으로도 억지 많이 쓸 분위긴데.. 대처를 어찌해야 현명할까요..
완전 짜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