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국의 행복찾기라는 블로그에 좋은 글이 있어 퍼 왔습니다.
원문 주소는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850257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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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온통 멜라민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리고 국민들은 정체도 잘 모르는 멜라민 공포에 사로잡혀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가 먹은 음식에서 멜리민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 공포는 더해 간다.
정부와 여당도 뒤늦게 호들갑을 떨고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지만 국민들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만한 뾰족한 수가 있어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우리집은 이런 멜라민 공포로부터 거의 자유로운 분위기이다. 물론 온 세상이 난리인데 그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리야 없겠지만 최소한 평상심을 잃지 않고 보내고 있다.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우리집에서 먹는 거의 모든 먹을거리의 출신성분(?)을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식인 쌀은 파주에 있는 처가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것을 가져다 먹는다. 그리고 마늘은 강원도에 계신 일가에서 농사지은 것을 구해 먹고 고춧가루도 귀농한 분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을 이용한다. 그리고 이 외의 대부분의 먹을거리는 우리가 가입한 지역생협을 통해 주문하여 소비한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생협은 유기농산물만 취급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고 또 원하면 언제든지 생산과 유통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니 믿을 수가 있다.
한국 사람들도 언제부턴가 커피가 차를 제치고 가장 선호하는 기호식품이 되었다. 나는 체질상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지만 아내는 커피를 즐기는 편이다. 그녀가 마시는 커피는 동티모르에서 생산한 것이다. 동티모르 커피는 지역생산자를 돕기 위해 YMCA 등 시민단체들이 공정무역 형태로 수입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른바 착한 소비를 하는 것이다.
그럼 아이들 과자는 어떻게 하는가? 나에게도 중학교 2학년인 아이가 하나 있다. 그는 군것질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어려서부터 녹색운동을 하는 부모를 보고 자랐기에 건강한 먹을거리를 선호한다.
하지만 가끔 친구들과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사 먹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먹는 과자와 과일을 포함한 간식거리는 대부분 생협에서 주문해 먹는다. 그는 유난히 사과를 좋아한다. 그래서 사시사철 사과를 간식으로 먹었으면 한다. 하지만 계절음식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제철에 난 과일을 주문한다. 그리고 유기농산물로 만든 과자와 아이스크림도 생협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생협을 이용하거나 생산자와 직거래를 이용할 경우 비용 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물론 유기농 먹을거리는 다른 것에 비해 조금 비싼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녹색연합과 대안학교에서 시민운동을 하는 부부의 얼마 안되는 급여로도 지탱할 수 있을 정도이니 마음만 있으면 그 부담이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지금처럼 먹을거리에 대한 공포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을 정도라면 약간의 부담이 되더라도 안전한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가 아니겠는가? 또한 유기농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면 생산과 유통 단가도 낮아지게 될 것이고 비용도 어느 정도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우리집처럼 착한 소비, 현명한 소비를 하는 시민들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확산하고 돈의 노예가 되어 사람들이 먹는 먹을거리를 갖고 장난치는 사람이 나오지 못하도록 제도적, 법적 장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지난 여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던 광우병 파문을 겪고도 우리 사회는 아직 올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치르는 멜라민 홍역을 통해 우리는 분명하게 배워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 뿌리깊이 박혀 있는 나쁜 소비, 건강하지 못한 먹을거리를 우리의 식탁에서, 아이들의 간식으로부터 완전히 추방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