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대부분이 라면을 꼽을 것이다. 그만큼 라면은 우리 식생활
가운데 보편적인 것이고 대중화된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라면은
간식거리에 불과할 뿐 주식으로서는 적당치 않다고 본다.
물론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극빈층에서나 자취생들에게는 라면을
먹는 것도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중요한 수단일 수 있지만 매일
세끼를 라면으로 때워야 한다면 그것처럼 고역스러운 일이 없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는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라면공장을 건설하여 라면(북한에서는
‘즉석국수’라고 말한다)을 대량생산하기로 했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 2000년 10월 홍콩 자본유치를 통해 평양시 대동강변에
북한 최초의 라면공장인 ‘대동강 즉석국수’공장을 만들고 라면을
생산했었지만 공장가동에 필요한 중유 등 연료부족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는데, 이번에 한국의 한 대북사업체가 평양시 낙랑구역에
라면공장을 짓고 무연탄을 연료로 하는 보일러를 제작해 국산라면을
다시 생산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공장이 가동되면 월간 1천80만 봉지를 생산하여 절반정도는
북한주민들에게 공급하고 나머지는 해외에 수출할 것이라고 한다.
하루 한끼도 연명하기 어려운 북한주민들에게는 참으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풀죽도 쑤어먹어야 할 판에 라면이면 어떻겠는가?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밀가루 음식이라도 배불리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안쓰럽기
짝이 없다.
그러면서도 북한당국은 주민들에게 조금만 참으면‘지상천국’이 건설된
다느니, 남조선을 통일시킬 날까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느니 하면
서 현혹시키면서, 김정일에 대한 충성만을 강요하고 있으니 정말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