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15년 전업주부인 평범한 주부입니다.
저는 라디오를 친구삼아 시간날때 항상 라디오를 들어요..
제가 소개하고픈 글도 라디디오에서 듣고 많은님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어서 옮겨봤어요..^^
처음엔 그 사람이 나처럼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생각을 하고, 나무나 꽃이나 풀이나 열매를 보며
똑같은 느낌을 갖고,
한 사람이 숲에 들어가고 싶어지면
남은 하나도 같은 시간에 똑같이 그러고 싶어지고
같이 잠들고 같이 잠에서 깨어나고
똑같이 배가 고프고, 같은 것을 먹고 싶어지고...
그게 아닌 것을 그 사람이 떠난 다음에 알았어요.
내가 원했던 것은 내 그림자였어요.
나와 형태가 똑같은 나.
만약 그 사람이 내 그림자 같은 이였다면
그렇게 사랑했을까요.
상대의 속에 들어 있는 게 똑같이 내 속에 들어 있는 건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갈증을 내고,
뜨겁게 원하고,
끊임없이 찾게 되고,
완벽한 희열을 느끼게 되고 할까요.
내가 흰색이라면 그는 검정색이고 내가 어둠이라면
그는 빛이기 때문에 그랬어요.
그는 물의 자손, 나는 숲의 손녀.
그 이질의 슬픔.
희열과 같이 오는, 독한 슬픔.
그 사람이 떠난 다음 여러 날을
그가 즐겨 찾던 개울가에 앉아 있고서야 그걸 깨달았어요.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은
그가 나와는 다른 이여서 그랬다는 것을.
그 사랑은 서로 달라서 생기는 슬픔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그러니까 사랑은 이질적인 것을 확인해 가는, 지루한
작업 같은 것이죠.
-한창훈의 <먼 곳에서 온 사람> 중에서
흰색과 검정색을 섞으면 회색이 되죠?
스페인에서는 그 회색을 ‘슬픔의 색’이라고 한대요.
닮은 곳이 전혀 없는 상반된 두 개가
뒤섞여 있다는 것이 바로 슬픔이기 때문이죠.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기 위해 겪는 슬픔,
사랑은 그 슬픔의 시간들을 견뎌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