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만하게 보지 마라
대학 시절 의료봉사 아르바이트로
선배들을 따라 산간지역 보건소, 진료소들을 순회했던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의료진의 자격으로 참여한 게 아니라
잡일을 거드는 잡무원의 자격이었지만^^;
환자의 병을 고치는 의료진 못지 않은 보람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 때 이후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건강검진 꼬박 꼬박 하고,,,(부모님들 억지로 끌고 가 검진 챙겨드리고^^;)
병이 의심될 때 안이하게 맘 먹지 않고 바로 바로 병원을 찾는다는 점?
그리고, 또 한 가지…세균에 민감해졌다는 정도? (결벽증이 생겼다는 건 아니고 -_-)
의료봉사 다니던 당시 종일 밥 한 끼 못 먹고 야간진료 하는 봉사단원들을 위해
라면을 끓여주려고 냄비에 수돗물을 붓고 있었다.
그런데 지나가던 주민 한 분으로부터 호통이 떨어졌다.
오염지대였기 때문에 과일 하나도 그냥 물에 씻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끓일 건데 뭐 어떤가 하는 마음에 귀찮다는 생각뿐이었지만
고쳐 생각하니, 우리가 먹기 위해선 반드시 끓이는 그 수돗물을
정작 과일이나 야채 등을 씻을 땐 그냥 무심코 댄다는 것…
나만 해도 사과를 그냥 흐르는 수돗물에 씻어
그 자리에서 서걱서걱, 우걱우걱 껍질째 씹어 먹는 게 일상다반사였다.
지금은 일반 가정에서도 아주 편하게 쓸 수 있는
친환경 워터살균기 클리즈같은 것들도 나와서 다행이라지만
그 때만 해도 가정용 살균기라는 게 아주 흔하지는 않아서
꼬박 꼬박 살균에 신경을 쓰곤 했다.
돈을 주고라도 생수를 사다 먹고,
그 생수를 다시 정수기 필터에 걸러 먹으면서도
정작 과일, 야채에 묻는 수돗물에 대한 의심은 없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여름철 물로 인한 질병은 특히 조심해야 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