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밤 11시 4호선 지하철안이다 .
장위동 아가씨네왔다 집으로가는중......
거의 막차라 지하철 안에는 사람이 드문드문 하다.
늘 그렇듯이 난 출입문 가까이 좌석에 앉아서 귀에 이어폰을 끼었다.
집까지는 거의 한시간이 걸리는터라 멍하니 앉아 있으려면 음악을듣는게 최고다.
이어폰에서 흘러들어오는 음악에 취해서 눈을 떴다 감았다 하고있는데 지하철 출입문이 열리고
약간의 사람이 들어왔다.
그리고.....
어린듯 여리여리한 총각이 야구모자를 푹눌러쓰고 자못 터프한척 점퍼를 어깨에 메고 다가오더니
널널한 자리를 두고 내옆에 바짝 다가앉는다.
그리고 곧바로 잠에 취한듯 몸을 내쪽으로 기울인다.
첨엔 뭐 비몽사몽간에 막차를 타고 피곤한가보다 했다.
근데 점점 슬금슬금 밀착이 심하다.
그리고....`어! 이거봐라?'
팔에 걸치고있는 점퍼밑으로 손이 꼼지락거린다.
내가 지를 물끄러미 처다보고있는줄도 모르고 자는척 하고는 손가락이 나의 가슴을 찾고있다.
내가 자세를 고쳐앉자 쓰러지듯 저도 다시 내쪽으로 더 기울어진다.
난 속으로 미소를 머금고 유심히 하는짓을 보기만 했다.
'이 어린것이 지금 나를 성추행을 하겠다고라?'
'나야 만번 고맙지만 야야~ 눈을 뜨고 내가 니 어미나이보다 많은지라도 확인을 햐되지 않니?'
약간의 시간동안 망설였다.
화를 내야되나?
아님 소리를 질러야되나?
멱살을 잡아야되나?
어느것도 썩 마땅치가 않다.
이상황을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를 순간 생각이 안났다.
주위를 둘러봤다 .
아무도 관심없는척을 하는것같다.
아직도 갈길은 멀고 여기서 소란을 피우자니 참!이나이에.....
순간 퍼뜩 떠올랐다.
그아이의 귀에대고 속삭였다.
"경찰에 신고한다!이~"
그아이 순간 늘어진 문어발 오그라들듯이 몸이 바짝 긴장해진다.
몇분의 시간이 흐른뒤 .....
"죄송합니다 제가 실례를 했습니다."
실눈을 뜨는시늉을 하고 나한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아무일 없다는듯이 한참을 갔다.
이아이 정말로 신고할까봐 불안한가보다.
다시한번 고쳐앉고는 또 죄송하댄다.
그렇다고 딴자리로 이동을하자니 자기가 한짓이 고의라는게 탄로날거같아서 갈수도없고
아마 많이 불편한가보다.
나또한 가만있으려니 민망하고.....
어줍잖게 대범한척 어깨를 탁탁! 두드렸다.
'괜찮아'
그러고 또 한참을 그냥그대로 앉아서 내가 내릴때까지 .....
그리고 사당역 ....내가 일어서는데 또 "죄송했습니다" 한다.
알고보면 저렇게 여리고 소심한 사람인데 만약에 내가 일을 크게 벌여서 신고를 하면 영락없는 성추행범이 되어버리겠지?
이런생각을한 내가 잘못된생각인가?
상습범일지도 모르는데....
일 크게 만들어서 혼을 내서 다시는 그런짓을 안하도록 경각심을 줘야 되지않았을까?
모르겠다 어떤 방법이 옳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