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87

엄마 잘 계시죠^^?


BY 우드테라쓰 2009-08-21

안녕하세요 엄마!

 

날씨가 너무 덥네요~

 

엄마 계신곳은 어떤지 너무 궁금해요~

 

몇년전 버스 타고 병원 가셨을때 겨울 코트 필요 하다 하시며 말끝 흐리는 모습이 걸렸지만.

 

못난 딸래미 먹고 사느라 바빠서 못들은척 한거에 서운하지는 않았어요?

 

엄마..

 

내 맘 알죠?

 

늘 엄마를 그리고 .

 

늘 엄마를 생각한다는거.

 

빡빡 깎인 머리에 더이상 염색도 못하고 자란 하얗고 삐죽거리던 머리 카락들과

 

코에 호스를 끼고 영양을 섭취하게 해주던 유동 음식 팩이 가끔 눈앞에 아른거려요.

 

아무렇치도 않긴요.

 

아직도 생각만 하면 서럽고 한이 맺힌 느낌인걸요.

 

목 끝에서 멍우리가 굵게 굵게 뭉쳐져 나와요~

 

토하면 핏덩어리가 나올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아프기만 하고 울컥거리기만 하네요.

 

남들은 목에 멘다는 표현을 하는데.

 

전 그것보다는 10배는 더 아픈것 같아요.

 

 

 

어디선가 아직도 저를 부르고 상냥한 모습으로 나타나 "이쁜 도둑"이라면 이것저것 싸가지고 가라고 하실것 같아요.

 

이렇게 기억에도 엄만 저에게 뭐든 주시는 분이시네요.

 

또...또 말이에요..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해요..

 

그냥 제가 자체가 죄인인것 같아요..

 

자식이라는 죄이죠..

 

엄마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눈동자만 움직일수 있을때 6인실 뇌병동의 공용 티비에서 했던 100만송이 장미??라는

 

드라마를 100일동안 열심히 시청하셨던 거 알아요~

 

그리고 약 100일후에 가슴속에 100만가지가 넘는 추억을 안고 훨훨 가셨자나요..

 

전 그 드라마 다시는 보지 않았어요.

 

우리 엄마와 함께 추억이 되어 버린 드라마를 다시는 볼수가 없겠더라고요,

 

엄마~

 

어릴때부터 저 간식 안사먹이고

 

호떡 사들고 들어오면

 

며칠 후에 어떡해든 집에서 직접 만든 호떡이 있었고,

 

떡복기 국물이 입가에 묻어 뻘개져 있던 입가 보면 영락 없이 담날 간식은 집에서 만든 수제 떡복기였어요.

 

아니 곰보빵은 어떡해 만드셨대요?

 

생크림 케익은?

 

그 과자들은?

 

1980년 초반에 인터넷도 없고 ~레시피가 흔한것도 아니였자나요~

 

그런데 엄마 마지막 가시는길에 겨우 유동식만 입에 넣어드렸네요~

 

사시사철 미싱 앞에서 예쁜 옷을 만들어 주셨던 엄마께 저는 꼴랑 수의 한벌 해드렸나봐요~

 

하지만 딱 한가지  엄마가 저한테 해주셨던 기저귀는 열심히 갈아 드린것 같아요~

 

엄마가 늘 그러셨죠.

 

제가 아까때 그렇게 응가를 많이 했다고요.

 

천 기저귀가 하루에 몇개나 나왔고 비어져 나왔던 응가 때문에 한번씩 일 치를 때마다 온몸을 씻겨 주셨다는고 하셨어

 

요.

 

저도 그렇게 엄마께 할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6인실에 보호자가 남자들도 있어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엄마의 대변을 치워드릴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냄새도 안나고 더럽지도 않았어요.

 

엄마의 몸도 닦아드리고 아기 처럼 안아 휠체어에도 앉혀 드렸지요.

 

 

 

마지막 저와 인사 할때 눈물 흘린 모습 보았어요.

 

눈을 감고 숨을 몰아 쉴때 엄마와 마지막이라는 이야기에 눈앞이 캄캄했지만 그 감당 못할 고통을 생각하면서

 

벌써 맘속에 이별의 인사가 자리잡고 있더군요.

 

엄마.

 

이 세상에 엄마 같은 분은 없으실꺼에요~

 

머나먼 타국에 두려움  당당히 이겨내고 자리잡고 저의 남매 교육시키신거 저의에게 특별하고 멋진 환경에서

 

키워주신거.

 

정말 너무 감사해서 감사말고 더 업그레이드 된 표현을 만들고 싶을 정도에요~

 

 

 

엄마 ...세월이 지나서 무뎌 질줄 알았지만.

 

아직도 엄마 생각에 서러움이 벅차 올라 1초도 안되어 눈가에는 눈물 바다를 이루고 있네요~

 

요즘 쓰나미가 주제인  영화가 인기랍니다.

 

영화속에서  뿐이 아니라 제 눈에도 가끔 쓰나미가 일고 있어요..

 

눈물 그리움 서러움 복받침의 쓰나미에요~

 

우리 언젠가 꼭 만나리라는것 알고 있어요.

 

제 직감은 틀린법이 없었으니까요~

 

엄마의 냄새 엄마의 몸 구석 구석 다 기억하고 있어요~.

 

제 가슴속에 엄마의 미소까지 남아 있는걸요.

 

가끔은 너무 슬퍼 보이지만.

 

엄마의 미소 만큼은 제 가슴속에서 더 환하게 웃을수 있도록 지켜내고 말꺼에요.

 

엄마.

 

다음에 태어나도 그 다음에 태어나고 계속 태어나도 다시 꼭 엄마 딸이 되고 싶어요.

 

그때는 진짜 정말 착함으로 똘똘 뭉쳐져 있는 100%슈퍼딸. 엄친딸이 되어 있겠지요?

 

아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에요 엄마.

 

벌써 9살 6살의 두 남매의 엄마가 되어 있네요.

 

엄마가 늘 손수 조미료 없는 음식을 만들어주시고 특별한 레시피를 공수해 만들어주셨듯.

 

어느덧 저도 엄마의 그림자를 밟고 아이들에게 저만의 요리를 해주고 있답니다.

 

김밥은 지겹다고 소풍때마다 혼자 유부초밥을 싸갔던 제가 오늘 저녁은 우리 아이들 유부 초밥을 해주는 날이네요.

 

엄마 다음에 또 뵈요..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너무 그리워서 어이가 없고 몸둘바를 모르겠지만.

 

저도 엄마의 외손주의 엄마로써 열심히 살고 있어요.

 

엄마 다른 드릴 말씀은 없어요.

 

건강하시라는 말.

 

식사 잘 챙겨 드시라는 말을 할필요가 없는 곳에 계셔서요.

 

그냥 아직 많이..

 

먾이 사랑하고 있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그것밖에 해드릴수 있는것이 없네요.

 

 

사랑해요..

 

아주 많이 많이요~

 

 

                              -------불효녀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