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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존경합니다.


BY 은양맘 2009-08-29

그날을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네요.

 

고등학교 다니던 어느날..

무슨일때문이었는지 그날 엄마가 제게 뭐라고 야단을 치셨죠.

저는 엄마한테 화를 냈고요.

시간이 조금흘러 방에와서 책상앞에 앉아있는데

엄마가 방문앞에서.

"미안하다.. 엄마가 잘못했다."

 

무슨일이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그날 그일은 제가 잘못한거였답니다.

제가 먼저가서 미안하다 말해야 했는데..

엄마가 먼저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전 뒤도 안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저 거울에 미춰진 엄마의 모습만 바라보고 슬쩍 슬쩎 훔쳐보았죠.

 

하얀머리에.. 작은키..그리고 좁은 어깨를 더 움추려...

"미안하다..내가 잘못했다.. "

말씀하시는 엄마의 모습!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리고 아이가 아파 병원에 입원을 하게되었죠.

여러가지 검사를 하고 엑스레이를 찍으로 들어가는데

아이혼자 들어가는데 엄마 엄마..하며 손을 뻗으며 우는 아이를 보고

그만 울고말았습니다.

애 검사하러 보내는데 울것까지 있겠냐 주위사람들은 그랬지만..

 

저는 그날 아이를 혼자 검사실로 보내며

엄마가..미안해. 하고있는 제모습에서

예전 그날의 엄마모습을 보았답니다.

 

이런 마음이었을까.. 이런것 저런것 생각하지않고

그저 내 자식마음아프게 한것 ..그것만으로도 세상의 모든죄를 다 지은것 같은 이 미안함!

 

그나 저희엄마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싶어서

엄마에게 너무미안한 마음에..주저앉아  울고 말았습니다.

 

큰딸을 가슴에 묻고 그리고 남편을 떠나보내고

또다신 큰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을때..

차마 눈물을 쏟을수도 없어서 코피를 쏟고 혼절을 하시면서도

남은 자식들 아울르시던 엄마!

 

엄마처럼 살지않겠다고 소리치던 제가 참 부끄럽습니다.

엄마처럼 살지않는것이 아니라 저는 엄마처럼 살수없을것 같습니다.

엄마의 뒷발꿈치도 못따라 갈겁니다.

 

엄마..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