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42

세월의 단위


BY 토마토 2009-09-22

    세월의 단위가 궁금해졌다.
하루, 한달, 일년으로 규격화된 거 외의 사람마다 나름의 단위로 말이다.
정수리 머리카락 몇오라기가 흰색으로 변하더니, 앞이마 쪽, 그 다음 귀 옆쪽으로 세어 가는 흰머리를 기준으로 한 " 오라기"는 어떨까
아니면 통통하거나 인상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일조하던 얼굴살이 쪼옥 빠지고 한 김 나간 팥죽처럼 피부에 잔주름이 지기 시작하여 깨를 올려도 떨어지지 않을 거 같은 시기, 더  나아가 콩을 올려야 판판해 질 나이 단위로 '주름깨, 주름콩'은 또 어떤지.
예나 지금이나 거의 변함이 없다면 한 결, 두 결 "결".
여러가지 재능으로 우리 기쁘게 하던 조영남씨 라면, 그가 밝힌 수십명 여성과의 교제를 기준으로
'또 한 사랑이 내게 왔다"의 의미로 '사랑'
뭔가를 계기로 질릴때까지 먹다가 어느 날 숟가락 딱 끊는 내 음식취향에 맞춰서는
'자두 시기가 왔다'--뙤약볕 함지에 놓인 자두에 반해서 자두만 먹다가
'아오리 시기가 왔다'--읽은 소설여주인공과 이름이 닮아서 아오리 사과만 찾다가
'순대국의 시간이 되었다'--싯귀절 속의 광경, 고개 푹 숙이고 허름한 음식점에서 뜨거운 순대국을 먹는 모습에 끌리어  한철 내내 점심으로 순대국만 먹었다.
자두 시절, 아오리 시절, 순대국 시절...로 정함이 기억하기 쉬울 터이다.
남자들은 시기별로 공에 빗댄 우스개 소리를 빌어
농구공 시절,  축구공 시기, 야구공 시기, 탁구공, 그 다음엔 골프공시기,...로 갈수록 가지고 노는 공의 크기가 작아지는 시기별로 뭉뚱거려 나눌 수 있으려나.

 

그나저나  이젠 드디어 이모님의 때가 왔나보다.

어제는 수영강습시간에 같이 배우는 20대의 청년이 내게

"이모님,  이모님이 먼저하시죠..."했다.

귀가 번쩍 !, 이모님?이라.

부르던 청년이 얼마나 마땅한 호칭을 찾으려고 고민했을지 생각하니

웃어야할지  찡그려야할지  나도 잠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그래도 이 때가 좋은겨 뭐 ,  '이모님의 때' 다음은   뭐겠어  어머님이라고 부르진 않았잖아 하민서,

'알았어 조카 ' 막내 이모 웃듯이 싱긋 웃어줬다.

나 오늘부터 이모시대 신장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