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1/06/2009110601110.html>

 신승철 신경정신과 의사

프릴리지 판매사인 한국얀센에는 벌써 하루 수백 통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했다.

10년 전 비아그라 출시 때와 같은 양상이다. 회사는 출시 당시 30여억원 상당의 제품을 준비했는데,

발매 1주일 만에 동나 추가 공수에 나섰다고 한다.
한국형 에로배우의 전형은 이대근이다. 무지막지한 힘을 바탕으로 한 이대근류(流)는 다른 문화권에서 볼 때 괴이하다. 서양에선 색마(色魔)의 전형으로 돈 후안 같은 유형이 많다. 한국인들은 왜 변강쇠형(型)을 선호할까.

한 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한국 사람의 90%이상은 삶에서 섹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성 만족도는 10% 정도라는 데이터도 있다. 한마디로 의욕은 넘치는 데 이를 달성하지 못해 열등감이 많다는 뜻이다.
열등감이 강한 사람이 할 수 있는 태도에는 두 가지가 있다. 솔직히 인정하거나 오히려 강한 척 가장(假裝)하는 것이다. 후자(後者)의 경우 무식한 척하고 '당당한 이대근류'를 이상형으로 추구하는 남자가 많다.

이게 바로 '변강쇠 신드롬'의 원인이다. 사실 성에 대한 억압을 많이 받은 세대일수록, 성에 대한 이중적 태도가 강할수록, 성관련 자율 신경이 더 예민하다. 이게 바로 조루증을 자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성적 부끄러움이나 열등감, 최초의 성교가 불완전했던 경우, 평소 예민하고 불안정한 사람이 한두 번의 실패를 큰 낭패로 여겨 그 후 강박적 두려움에 끌려 다니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발기력 저하가 뒤따른다.

이런 부정적, 왜곡된 인식과 감정은 어느새 센 남성을 동경하게 되고 센 남성을 향해 직진하려 한다. 그건 강하고, 오래 하고, 자주 해도 그치지 않는 남성상일 것이다. 타인 지향성의 성적 태도도 문제다. 상대 여성과 마음의 공명을 함께 함이 중요한데 성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미숙하다. 상대를 기쁘게 해 주려는 강박 의식만이 자리 잡고 있다. 애무행위도, 사랑의 감정 표현도 전체 사랑의 행위 중 중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