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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BY 영둑이 2010-01-16

아들아~


최전방에서 군 복무를 하는 네 생각을 하며 엄만 올 겨울이 매섭고 추워도 난방 틀기가 미안해 실내온도를 18도에 맞추고 지낸단다.


네가 군에 가기 전에는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을 아주 좋아 했지만


지금은 눈이 오면 걱정이 앞선다.


우리 아들 눈 치우느라 고생할까봐


쌓인 눈을 밟고 다니며 철책선을 지키느라 고생할까봐


눈 내린다는 뉴스를 들으면 제발 눈이 조금만 조금만 내리게 해 달라고 두 손 모아 기도한단다.


아들아~


네가 휴가 나오면 엄만 너의 두 발을 정성스레 씻어 준다.


곱고 여리던 아들의 발에 군살이 덮여 까칠하고 뭉툭한 발을 씻어 주며 엄만 속으로 눈물을 삼켰단다.


'올 겨울을 이겨내면 우리 아들은 앞으로 어떤 난관도 이겨낼테니 염려말고 아들에게 괜히 편지써서 맘 흔들어 놓지 마시오..'


네 아빤 매서운 겨울을 이겨낸 봄에 핀 꽃이 곱고 아름다운 것 처럼 남자는 군대에 다녀와야 진정한 남자가 된다며 네 걱정을 하는 엄마를 나무라신다.


아들아~


아빠 엄만 네가 자랑스럽고 참 고맙단다.


든든하게 벌어진 양 어깨에 배낭을 짊어지고도 지리산을 앞서 오르던 너는 어느새 자라 아빠 엄마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구나.


엄마가 그린 그림을 좋아하는 내 아들


이제 걸음마 단계인 엄마를 화가로 인정해 주는 아들이 있기에 오늘도 엄마는 이젤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릴 수 있단다.


사랑하는 아들~


지난 번 휴가 나왔을 땐 사랑니를 빼고 가서 많이 고생했지?


어쩜 염증이 그렇게 심할 때까지 참았을까?


군에서 월급을 탔다고 집에 올때 아이스크림 서른 개를 사 들고 와서 두 분이 사이좋게 나눠 먹고 정답게 지내라고 말해주어 참 고마웠다.


아들아~


건강 조심하고


동료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기왕에 군 생활 하는 것 하루 하루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렴.


네가 찍어 준 사진을 보며


엄마는 네 생각을 한다.


대한의 아들 신호야~


한 해 한 해 지내면서 나이테를 더하는 나무처럼 군에서 맡은  임무 잘 감당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너의 모습을 그리며 엄마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