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가 너무나 사고싶은 우리엄마
엄마와 마트를 자주 가는데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친다는 말이 있듯이 꼭 가전제품쪽을 들러서 구경을 하세요
원래 사고싶은 물건이 있으면 머릿속에 아른아른거리고 못사고 있으면 병이 날것 같잖아요 ㅋㅋ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놈의 돈이 문제가 되지요
구경해봤자 내것이 될것도 아니지만 구경하는 자체도 즐기고 그림의떡이지만 보는것만으로 좋은가봐요
길가다가 정말 이쁜옷을 봤으면 그옷을 입고 구두와 신발을 코디하는 상상을 하듯이
엄마도 상상을 하시나봐요 ~
김치냉장고를 사면 어디에 놓을지 생각하시고 첫째칸에는 무엇을넣고 두번째칸에는 이 음식을 넣어야겠다라는? ㅋㅋㅋ
우리집은 식구가 많거든요
그래서 다른집보다 김장을 많이 하는편인데 늘 그렇듯 김치냉장고가 없으니 빨리 쉬어서 어린우리는 잘 먹지만
어른들은 쉰김치보다 갓담근 김치를 더 좋아하시잖아요
그렇다고 매일 김장을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매일 갓 담근듯한 신선한 김치를 먹고싶으실텐데...
지금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니 엄마속이 타 들어갈겁니다
특히나 아빠가 김치가 너무 쉬었다고 투정이라도 하시는날에는 엄마는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카드로 팍팍 긁고싶은 심정이겠죠
친구분들 모이면 하는소리가 자식이야기,남편이야기,음식이야기등을 할텐데
친구분들중에 김치냉장고 하나쯤 없는 집이 없을뿐더러 다들 왜그리 엄친아 들인지? 자식들이 좋은거 사줬다고
자랑들을 하시니~~~~
우리엄마는 도대체 무슨자랑을 하실까요? 도무지 자랑할게 없는데 말이죠 ㅋ
누구나 구구절절한 사연이 다있고 자식때문에 고생안한 부모님 없을테지만 정말 자식때문에 저희부모님
너무나 고생 많이 하셨답니다.
큰오빠가 어릴적부터 골통소리 들으며 너무많은 사고를 쳐서 부모님이 골머리를 앓았죠
지금현재도 좋아진건 하나도 없네요...오히려 더 독이되어 가족들 피말려 죽이는것 같아요
21살 어린나이에 아이가생겨 결혼하겠다고 여자를 데리고왔어요
고등학교도 퇴학당한 날라리에데가 다방에서 일하는 여자
큰오빠도 어릴적부터 나쁜형님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온몸에 휘황찬란한 문신들이 휘감고있고 조폭같은 생활을 해서
그밥에 그나물 같은 둘의처지
내자식 못난걸 아시니 자식낳아 잘 살아라는 말밖에 할수없었던 부모님
저는 올케언니라고 부르기도 싫었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이 결혼생활이 얼마나 갈까요..분위기상 오래가지 않는다는걸 짐작하시겠죠?
큰오빠는 늘 다른여자들을 만나며 외박하기 일쑤였고 아이가있는데도 담배를 피우던 그여자...치가 떨립니다
둘의 불같은 성격에 같이 살수없다라고 판단을 한 모양입니다
결국 언니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채 모든살림살이를 싸들고 도망을 갔고 오빠는 또다른여자에게 미쳐서 집에도
들어오지 않은채 연락도 두절된 상태였어요
그날이후로 조카를 우리집에 데려와 부모님이 막둥이로 생각하시고 지금까지 키워오고 있어요
너무나 어렸던 우리조카
변화된상황에 큰 충격을 받아서 잘때마다 비오듯 땀을 흘리고 할머니가 화장실가서 잠시라도 안보이게되면 기절할정도로 울어대기 시작했어요...
자기를 버리고 갔다는걸 아는건지...?
할머니 옆에 꼭 붙어서 떨어질려고 하지않는 조카의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네요
그런데도 자기자식 걱정은 눈꼽만치도 안하는 인간말종을 보고있노라면 분노가 치밀어오르죠
다른여자에게 미쳐서 결국 이혼하고
또다른 여자가 와서 며느리노릇,엄마노릇을 하고있으니 부모님도 어쩌겠어요
누구탓 할 필요없이 내자식이 잘못되었는데 라며 정신차리고 살아주기를 바라면서 장사라도 하라며
잘사시는 친삼촌에게 부탁해 돈을 마련해주었건만...
인간 안될것들은 역시나 안되는것인지...?
자기들 옷사입는곳에 쓰고 유흥비에 쓰고 이레저레 핑계대면서 장사는 할 생각조차 안하고 결국 모두 탕진하고
부모님에게 배신만 안겨주었죠
사기꾼기질이 있는것같아요
정말 열심히 살겠다고 해서 또 속는셈치고 돈을빌려 주면 또 망나니짓만 하고 돌아다니고
수없이 가족들을 힘들게만 했어요
장남하나 잘되기를 바라는마음으로 결국 없는살림에 돈까지 빌려서 준건데 고스란히 부모의몫으로 돌아갔으니
밑빠진 독에 물붓기죠
늙으신나이에 여기저기 온몸 데여가며 용접을 해서 돈을 벌어오시면 빛갚기 바쁘고
또 사고쳐서 전화벨이 울리면 언제나 그렇듯 경찰서이니 전화벨만 울리면 받기도전에 또 큰오빠소식일까봐 겁부터 나고 완전 노이로제 걸릴정도였다니깐요
오빠는 띠가 범띠고 저는 원숭이띠예요....
서로 상극이라고 하긴하던데 저는 어릴적부터 큰오빠가 너무 미웠어요
지금도 정말 증오하고 차라리 죽어서 우리가족들에게 피해를 안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적도 많구요
큰오빠와 정말 친하게지내던 동내친구가 늘 우리집에와서 놀았다고 하던데 그당시 저는 갓난아기였구요
어린아이가 뭘 아는건지 그오빠만 보면 도망가려하고 싫어했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귀엽다고 절 안으려다가 팔팔끓인 뜨거운물에 빠트려 생사의갈림길에 놓여졌고 부모님의 지극정성으로 살아났지만
무덤에 갈때까지 평생 지울수없는 온몸의 화상흉터와 저는 운명을 맞바꿀수밖에 없었던것 같아요
여자의몸에 흉터가 있으니 스트레스는 날로 커져갔고 어릴적부터 놀림을 받으며 커왔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고있으면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저절로 나네요
20살때 스트레스를 견디다못해 자살할려고 약까지먹고 거품물고 쓰러져있는 저를 옆집아줌마가 보고 응급실에 실려가
일주일정도 병원에 있었어요
부모님가슴에 대못을 박은 그때일만 생각하면 진짜 가슴을 후벼파고 싶을정도로 너무 죄송스럽고 부모님 잘못도 아닌데
여태 원망하며 살아왔어요.
..
차라리 죽게 놔두지 왜 살게해서 나를 힘들게 만들까라는 생각도 수없이 했구요
같이 친하게 지내지않았다면 우리집에 오지도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에 큰오빠를 정말 많이 미워했어요
물론 저를 흉직하게 만든 오빠친구가 더 싫지만요
결국은 두번째 여자와도 헤어지고 자기보다 나이도 훨씬많은 연상의여자를 만나 집에데리고와서 인사도 시키고
이번에는 정말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되겠다면서 한번만 더 믿어달라고 애원을 하더군요
자식이기는 부모없다는 말이 우리부모님을 두고 하는 말일까요?
그렇게 당하고도 장사하고싶다는 말에 또 돈을빌려서 잘 살아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여자가 사근사근 말도 참 이쁘게하고 성격도 너무좋고 연상이라 철없는 아들 잘 리드해줄것같았나 봐요
친삼촌도 여자를 매우 좋게 봐서 흔쾌히 돈을 빌려주셨구요
저희 친삼촌은 어려운일 있을때마다 잘 도와주시고 고마운분이세요
이번에는 뭔가 할려는 의지도있고 더이상 부모님께 폐끼치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모습에 저도 믿고싶었고 가족들 모두 간절히 믿고 싶었을텐데...
우리부모님 팔자에는 자식복이 없는건지? 전생에 정말 나쁜짓을 한건지?
그여자가 돈을가지고 도망을 갔네요...참 기가차고 말문이 막히지 않나요?
알아봤더니 이혼녀에 아이도 있고 나이도 속였더군요... 10살넘게 차이가 났었거든요...한마디로 꽃뱀이었던거죠
말썽은 혼자 다 피우고 다니지만 정도많고 어리숙해서 여자말을 다 믿고 새출발 할려고 했는데
뒤통수 제대로 한방먹고 사람이 미쳐가데요
맨날 그여자 찾을려고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엄마아는분들에게만 돈을빌려서 엄마가 사람들 볼때마다 너희아들이 얼마 빌려갔다고
하시니 아는사이에 안갚아줄수도 없는노릇이고 얼마나 창피한 일입니까...
다큰 아들이 엄마핑계대고 돈이나 빌리러 다니니... 죽일수도 없고 사람 환장할 노릇이죠
자기자식까지 도맡아 키워주고 있는 부모님께 용돈은 드리지 못할망정 사고만 치니 정말 자식이아니라 왠수라는 말이 딱이네요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다 노래방에서 우연히 맞딱들였고 분노를 참지못해 여자를 데리고나와 폭행을 했나봅니다.
서로 이야기를 한뒤 잘지내 보자고 마무리가 되었는데
여자가 고소를 한거죠
사실 제이야기를 보시면 알겠지만 어릴적부터 조폭생활같은걸 해왔던지라 전과가 많답니다.
여자가 없는말까지 지어내며 오빠를 몰아세우니 전과도 있고 당연히 여자말만을 믿을수밖에 없었겠죠
여자는 합의로 돈을 요구했지만 ~
더이상 자식때문에 몸 망가지며 너무나 고달프게 시달려온 엄마는 모든걸 포기하고 합의를 해줄수없다고 했고
오빠는 몇년형을 받은채 지금 교도소에 복역중입니다
사실 이렇게 글을 읽어도 저란사람 누군지 아는사람 별로 없을테니 이렇게 모든걸 이야기할수있고
오빠가 교도소에 있다는말도 조금은 쉽게 할수가있네요
남들보다 특이하게 할려고 하는것도 아니고 동정심을 바라고 밝히는것도 아닙니다.
많이 창피하고 이런집 드물테지만
부모님을 위해 쓰는 글인만큼 진솔한 마음이 전달되어 ~
여태 얼마나 자식으로 인해 고생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ㅋ
남들은 티비에서 교도소가 저런모습이구나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오빠덕분에 티비에서만 보고싶었던 장소를 봐야만했고 우리집 이야기가 꼭 조폭영화에 등장하는 스토리 같아서
너무 씁쓸하기만 하네요
큰오빠가 출소한뒤 이제는 정말 새사람이 되어서 모든과거를 씻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다시한번 기분좋게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우리엄마...지금도 손자키운다고 고생하시는 우리엄마
물론 우리아빠도 너무나 고생하시구요
자식을위해서는 몇백도 척척 내어주시지만 정작 본인을위해서 김치냉장고 하나 간떨려서 사지못하던 엄마...
저도 결혼을하고 내 배아파서 자식을 낳아보니 늘 큰오빠에게 속고 속는 엄마가 참 바보같았는데
이제는 엄마를 누구보다 이해할수가 있는것 같아요
열손가락 중 안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덜 아픈손가락이 있고 더많이 아픈 손가락이 있는것같아요
못난자식에게 더 애정이 가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늘 한결같은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
그마음을 하루빨리 우리큰오빠가 알아줘야 할텐데 말이죠
나는절대 오빠처럼 안한다....시집가면 더 효도하며 살거다라고 큰소리 탕탕쳤지만
나의 또다른 가족과 또다른 부모님이 생겨나니 마음먹은것처럼 되는게 절대 아니더라구요
내살기 바쁘고 내가정을 더 생각하다보니 엄마가 그토록 가지고 싶은 김치냉장고 하나 턱 하니 사줄수 없는 딸이 되고 말았네요
결국은 아빠가 차곡차곡 용돈을 모은 100만원을 결혼기념일에 엄마에게 선물로 줬고 그돈으로 친정에는 김치냉장고가 생겼답니다.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등 긁어줄 배우자가 최고라는 말이 여기에 쓰는 말이겠죠? ㅋㅋ
그토록 무심하던 우리아빠였는데....
내생일날 다큰 딸레미에게 용돈도 주시고 딸레미 낳아줘서 고맙다며 엄마에게 찐한 포옹과 두둑한 흰봉투를 건네며
우리가족모두 뜨거운 눈물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답니다.
이제 가족의 소중함을 뭔지 알아가고 있는데
점점 부모님은 나이가 드시니 예전같지가 않네요
주위에 안좋은 소식들도 많이 접하고 늘 아프시다는 소리를 들을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것 같아요
어릴적부터 엄마의 아픈모습을 많이 봐았기때문에
무엇보다 건강이 얼마나 소중하고 건강한삶이 축복인지 알고 있답니다.
엄마,아빠...정말 많은사랑 주신거 너무 감사해요
그사랑을 저는 제 아이에게만 쏟아붓고만 있네요
새해가되면 온갖 소원들과 계획을 세우지만 .... 더이상 내욕심보다는 부모님 건강하게 내곁에 오래오래 있어주셨으면 해요
자라면서 받은사랑을 이제는 갚고 살아갈 시간을 많이 주세요
내상처로 부모님께 힘든상황을 만들게 하였고 나만 너무 힘들다고만 생각했어요....
손주까지 안고 살아야하는 부모님이 더 힘드셨을텐데.... 역시 자식은 부모를 이길수 없는 상대이겠죠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낳다라는 말처럼...
이제는 큰오빠도 많이 낳아질테니 효도도 받아보고 딸낳아서 이렇게 행복할수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까지
열심히 열심히 살아갈테니..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한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께요
내곁에만 오래오래 있어주세요....
엄마,아빠 사랑합니다.
내사랑이 한없이 부족하고 부족하지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고싶어요
철없는 나이에 많이도 원망했지만 이제는 그 원망마저 은혜로 생각하며 살아갈게요...
세상살면서 사랑한다는 말 기억이 나지 않을정도로 하지 못했던것 같네요
말로는 쉽게 할수없는 단어이지만 내 가슴속에는 부모님을 향한 그 단어들이 수없이 많답니다.
언제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