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79

천방지축 엄마가 챙피하데요~


BY 소나무 2010-03-10

온세상이 모두 하얀나라였죠~~

노래가사가 진짜가 되어버렸다.

어제 밤부터 내리기 시각하더니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새벽에는 아침잠 좋아라 하는 나를 깨워놓았다.

누가?

눈이라는 예쁜님이!!

서둘러서 아이들 챙기고, 큰아이는 감사한 마음으로 통학차 태워보내고,

작은아이한테 슬슬 발동을 걸었다.

차로는 5분거리지만 걸으면 15분여 걸리는 학교를 평상시에는 차로 기꺼이 모시지만,

오늘은 왠지..

계속 내리는 눈을 나는 좋아라 하면서 모자만쓰고,

아이는 우산을 쓰며 내 뒤를 따라오고,

"엄마는 뭐가 그렇게 좋아? 내 발 다 젖는단 말야!!"

"좋지! 우릴 올해는 스키장도 못갔잖아.

저 위를 보라. 눈이 얼마나 예쁘게 오는지..

그리고 저 나무위에 하얀눈이 너무 깨끗하지않니?"

툴툴툴..

아이는 계속 귀가 시렵다느니 발이 젖는다느니 하며 불평이다.

난 신난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이제 부터가 시작이다.

아이가 쓴 우산은 지팡이가 되어 내가 가는길의 든든한 친구가되고,

길가의 나무은 하얀눈을 뒤집어 쓰고 얼른 핸폰 카메라로 들이대고..

우산의 꼭지로 내가 온 길위에 숫자를 쓰기시작했다.

자, 따라 오세요.

숫자를 보며 이 눈내리는 날을 나이도 잊은채 설레이는 아줌마를 찾아보세요..

올 겨울 유난히도 어두웠던 우리 집안이 이 눈처럼 다시 햐얗게 밝기를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