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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아르헨 戰 응원장 스케치


BY 일필휴지 2010-06-18

 

주지(周知)하듯 우리나라의 국기(國技)는 태권도다.

하지만 4년에 한 번씩은 그 장르가 축구로 바뀐다.


이는 지구촌 모두의 축제인 월드컵이 유독

우리나라 국민들이라고 하여 비껴가지는 않는 오롯한 정서 때문이다.


특히나 우리나라 축구는 지난 2002년엔 ‘4강 신화’라는

찬란한 금자탑까지를 쌓은 바 있는 데서 보듯 명실상부한 축구의 강국이다.


6월 12일 월드컵 B조 예선의 1차전에서 그리스를

2대 0으로 가볍게 물리친 우리 축구팀에 대한 국민적

성원과 응원은 6월 17일의 대 아르헨티나 전(戰)을 맞아 최고조에 달했다.


브라질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회자되는 아르헨티나마저

이긴다면 16강으로의 직행은 그야말로 따 놓은 당상이기 때문이었다.


하여 아르헨티나와의 일전을 앞둔 6월 17일엔

오전의 출근길 때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출근해서도 직원들과 온통 축구 얘기로 말미암아 흥뚱항뚱 근무하기까지 했다.


퇴근시간이 되자 직원들은 각자 편한 장소와

위치에서 우리 축구팀을 응원하겠노라는 의지를 밝혔다.


“저는 ‘2002년 8강 신화’를 썼던 대전 월드컵 경기장으로 아이들도 데리고 갈 겁니다.”

“나는 몸이 불편하니 집에서 응원할 테야.”


“저는 이번에도 서대전 시민공원입니다.”

뛰다시피 귀가하여 대충 저녁을 한 술 뜨고

목욕을 한 뒤 챙겨두었던 빨간 티셔츠를 입고 서대전 시민공원으로 갔다.


경기는 오후 8시 30분부터였으되 그보다 한참이나 이른 오후 7시를 갓 넘겨 도착했다.

그랬음에도 서대전 시민공원에 마련된

‘대전시민 월드컵 축구 응원장’엔 이미 인파가 구름과도 같았다.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답게 많은 경찰관과

모범운전자들이 나와 그 많은 응원단들을 안전하게

응원장으로 들어가게끔 배려하는 모습이 먼저 눈에 띄었다.


이윽고 시작된 경기는 하지만 열화와도 같은

국민적 응원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에 1대 4로 패배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아르헨티나는 예상대로 역시나 넘기 힘든 높은 벽이었다.

그렇지만 응원단 모두는 아깝게 진 우리 축구팀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따지고 보면 어차피 승패라는 건 흔히 있는 일임을

이르는 말인 병가상사(兵家常事)가 아니던가.

그러한 자위와 아울러 다시금 일전을 앞두고 있는

6월 23일의 대 나이지리아 전에선 반드시 필승하라는 염원을 담아 그렇게.


응원장을 빠져나가는 시민들은 기회는 다시 있다며

남아공에 있는 우리 허정무 호의 선장과 선원들에게 다시금 더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