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58

우지마라! 차두리야


BY 일필휴지 2010-06-28

 

- 우지마라 우지마라 축구란 건 다 그런 거다

저마다 지고 나면 가슴에 눈물 묻지

그렇다고 울지는 말어라


정해진 8강행을 팔자라거니

달려라 축구 인생 후회는 없다

의지 깊은 나무엔 바람조차 없단다

(그러니) 차두리야 우지를 말어라 -


이상은 우리 태극전사들이 우루과이 전에서 1대2로 진 뒤

그라운드에 누워 오열하고 있는 차두리 선수를 보곤 즉석에서

지어본 가수 김양의 ‘우지마라’를 각색한 본인의 졸지(拙詩)이다.


참고로 가요 ‘우지마라’의 가사는 이렇다.

‘우지마라 우지마라 사랑이란 다 그런 거다

저마다 아픈 사연 가슴에 묻고 살지

미련일랑 남기지 말어라


정해진 운명이야 팔자라거니

달려라 외길인생 후회는 없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구나 우지마라 우지를 말어라’


장맛비가 마구 쏟아지는 와중에도 하지만

여전히 전 국민적인 응원과 성원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우루과이에게 2대 1로 덜미를 잡혔다.


이 바람에 비록 대망의 8강행은 좌절되었지만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월드컵이 개막된 이후로

줄곧 우리 국민 모두를 행복의 샘에 흠뻑 빠지게 만들었다.


고로 차두리의 눈물은 진정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눈물이었음은 물론이다.

‘허정무호’라는 배에 승선한 우리의 태극전사들 뒤엔

우리 국민들 모두라는 어떤 ‘가케무샤’가 있었다.


이들은 가정과 직장에서 혹은 응원장과 찜질방, 심지어는

술집에서조차 우리의 태극전사들 선전을 목 놓아 응원했다.


연전 한국에서도 개봉된 일본영화 ‘가케무샤’(影武者)는 ‘그림자 전사’로도 통용된다.

일본 전국시대 당시 다케다 신켄이라는 장수가 죽으면서

그러나 제갈공명이 사마중달을 속였듯(死孔明走生仲達)

그 또한 3년 동안 자신의 죽음을 비밀에 부치라고 엄명한 뒤 죽는다.


하여 신켄을 빼닮은 좀도둑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에 이르는데

이 바람에 적군은 한동안 신켄을 두려워하여 감히 대적조차 못 했다고 전해진다.


아무튼 차두리의 눈물을 보면서 덩달아 눈시울이 뜨거웠는데

이는 나 역시도 내 몸 속에도 우리 축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본성의 코리안 피가 철철 흐르는 때문이었음은 물론이다.


지난 2002년의 한.일 월드컵에서 무려 4강에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우리 축구는 기실 FIFA가 월드컵의

개최국에 주는 무형의 프리미엄 덕분이었음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어떤 상식이었다.


그러므로 이번에 일군 사상 처음의 원정 16강

직행이란 사건은 진정 박수 받아 마땅한 쾌거였던 것이다.


이제 또 우리 축구의 월드컵 참가는 4년 뒤를 바라봐야 한다.

그러나 우린 믿는다.


언젠가는 지금 차두리의 통한의 눈물이 비료가 되어

8강 아니라 그 이상의 고지까지 기필코 점령하리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