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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하는 아들 보고 안 우는 부모 봤수?


BY 일필휴지 2010-07-09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부모님께 큰 절 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으로 시작되는 노래는 무얼까?


그렇다. 

지금도 입영을 앞둔 대한민국의 장정이라면

누구라도 소리쳐 부르고 그 가족들도 부화뇌동하여

덩달아 읊조릴 법한 이 노래는 가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이다.


애잔한 멜로디와 어울리게(!) 심금까지를 후벼 파는

이 노래는 듣기만 해도 금세 눈시울을 적시며

목울대를 울리는 동인(動因)으로까지 발전한다.


특히나 다른 사람도 아닌 내 아들이 훈련소로

입대하여야 하는 경우라고 치면 이같은 감흥은

천근만근(千斤萬斤) 바위 이상의 무게를 지탱(支撐)하기 마련이다.


아들이 논산훈련소에 입대한 건 대학 2학년까지를 마치고서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딸과 마찬가지로 아들을 키우는데

있어서도 부모는 늘 그렇게 노심초사의 가시방석에서 사는 운명을 타고 났다.


남들 이상은 못 되어도 최소한 비슷하게나마

가르쳐야 하며 이담에 결혼도 시켜야 되는 건 기본옵션이다.


그러한 궤적의 패러다임 중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군 복무이다.

종전(終戰)이 아닌 여전히 휴전(休戰)이란 한국적

특수상황에서의 대한민국 남아의 군 복무 이행은

실로 중차대한 의미를 동반하는 법이다.


입대를 앞두고 차근차근 주변 정리를 하는

아들을 보던 어느 날, 아들을 데리고 술집에 갔다.

그리곤 아들의 잔에 술을 가득 따라주며 회한의 토로를 마다치 않았다.


“우리 아들이 어느새 군인이 되는구나.

한데 아빠는 늘 너에게 우뚝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해 미안하구나!”


그러나 아들은 역시나 심지가 곧고 깊었다.

“아닙니다. 아빠와 엄마가 절 건강하게

낳아 길러주셨기에 1등급으로 현역에 가는 거니까요!”


예나 지금이나 육군에 입대한 신병들의 훈련기관인 

충남 논산시 연무읍 소재 육군훈련소는 통상 ‘논산훈련소’로 불린다.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1년에

창설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는 60년이란 장구한 세월이 되었다.


아무튼 논산훈련소에 도착하여 아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을 따름인데

어느새 신병 담당 군인의 집합 명령이 마이크를 통해 들려왔다.


아들이 거수경례를 하며 일어섰다.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폭포수로 터지며 앞을 가렸다.


“아들아, 부디 건강하게 잘 복무하고 나오렴!!”

군 입대 때 아들이 입고 갔던 옷이 소포로

부쳐져 집에 오던 날 나는 또 하염없이 울어야 했다.


지인의 아드님이 조만간 논산훈련소에 입대한다는 소식에

문득 지난날의 논산훈련소 입대날짜 잔상(殘像)이

떠오르며 까무룩하게 또 내 시야에 이슬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