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강원도 홍천과 인제의 경계에 위치한 실버홈이라는 노인요양에 들렀다.
그곳에는 140여명의 어르신들이 계시는데 그 중 올해 101세로 가장 연세가 많으신 할아버지가 계신다.
할아버지는 얼굴도 미남이시고 연세에 비해 자세도 꼿꼿하시고 건장하여 딱 보기에도 70세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모습에 '나도 저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늙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께 안부를 묻고자 다가가 손을 잡아드리려는 순간, 마음속으로 짐짓 놀라고 말았다. 할아버지의 왼쪽 손목 아래에는 손이 없었다.
조심스럽게 어쩌다 이렇게 되셨느냐고 묻자, 할아버지는 6.25 전쟁 때 포탄에 맞아서 왼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씀하셨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 이 손이 할아버지를 장수 하도록 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머릿속엔 온통 많은 생각으로 가득 찼다. 우리의 몸에서 손이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 될 부위지만 한 손의 희생으로 얼굴과 가슴 그리고 온 몸을 지킬 수 있었다는 생각에 무엇인지 모를 감동이 다가왔다.
'나를 위해서 이 손처럼 희생하는 사람이 내 주위에는 얼마나 있는가?'
- 소 천 -
이 손만큼은 아니더라도 많은 작은 희생들이 있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숨을 쉬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살고 있음' 만으로 벅찬 감격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