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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엄마,우리 할머니 사랑 합니다.


BY zzaa24 2011-05-09

할머니,어느새 할머니께서 아흔일곱이 되셨네요.
어린 시절 어려운 형편에 견디지 못하시고 어머니가 집을 나가면서
할머니는 제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제게는 너무 가슴 아픈 추억인데, 폐휴지를 모아 저를 키워 주신
할머님를 생각하면 또 한번 가슴이 저며 옵니다.
할머니가 힘든 줄도 모르고 전,어릴때 브랜드 운동화를 사달라고 졸라됐어죠.
그럴때 마다 왜 할머니가 저를 똑바로 보지 못하시고 눈시울이 붉어졌는지 어른이 되서야
알게되었습니다.
할머니... 사는게 참 쉽지 않네요.
아내와 저 이렇게 두식구가 사는것도 힘든데, 할머니는 저희 삼형제 키우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래서 본인 몸도 제때 챙기지 못하시고, 결국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신것 같아 제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모릅니다.
할머니 그래서 그러신 거에요? 힘든 기억, 가슴 아픈 기억 잠깐 이나마 잊고 싶어 치매에
걸리신 것인가요?
전 할머니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은데,
가끔 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시는 할머니를 보면 가슴이 미어 집니다.
그런 할머니를 일때문에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핑계로 자주 찻아뵙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할머님, 혹시 기억 하세요?
할머니 손은 유독 고왔잖아요.
유난히 까만 머리카락이 빛나던 할머니의 모습, 이제는 볼수없지만 제 마음속에는
그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하얗게 백발이 된 모습도 참 곱고, 잘 어울리세요.
실버유치원에 다니는 게 낙이라며 집을 나서던 할머니의 뒷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사랑하는 할머니, 제게 소망이 있다면 할머니께 하루라도 빨리 증손자를 안겨 드리는 거에요.
그리고 할머니가 가고 싶어하셨지만 가지 못했던 제주도 여행을 떠나는 겁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빨리 소망을 이룰수 있게 할게요.
그때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할머니는 제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엄마니까요.
내엄마, 우리 할머니 사랑합니다.